69조 던진 外人, 왜 팔았나…글로벌 투자업계 "강제 매도에 가까워"

기사등록 2026/06/09 13:20:31

"韓증시 펀더멘털 여전히 견조"…외국인 매도는 구조적 요인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코스피는 전 거래일(7484.41)보다 213.35포인트(2.85%) 오른 7697.76에 개장했고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535.0)보다 5.6원 내린 1529.4원에 출발했다. 2026.06.09.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22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며 69조원 넘는 물량을 내놨지만 시장에서는 펀더멘털 악화보다 급등한 주가에 따른 포트폴리오 재조정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7일 이후 지난 8일까지 매도 우위를 이어가 약 69조6841억원을 순매도 했다. 장 초반 코스피가 4% 넘게 급등하면서 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된 이날도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CNBC는 시장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해 최근 외국인 매도세가 기업 실적이나 거시경제 여건 악화 때문이라기보다 증시 급등에 따른 포트폴리오 조정 성격이 강하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국내 증시가 급등하면서 글로벌·신흥국 지수 내 한국 비중이 크게 확대됐고 이에 따라 많은 액티브 펀드 매니저들이 포트폴리오와 리스크 한도를 맞추기 위해 보유 비중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CNBC에 따르면 노무라의 아시아·태평양 주식 전략가 체탄 세스는 "현재 나타나는 현상은 사실상 강제 매도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수년간 인도 증시에서 나타난 흐름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당시 인도에서는 개인투자자 자금이 대거 유입되며 증시가 급등했고, 지수 내 비중 확대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 비중을 조정하는 과정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세스는 "한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전개될 수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은 조정 이후 더 나은 진입 시점을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맨그룹의 재량형 주식운용 총괄 닉 윌콕스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고 CNBC는 보도했다.

그는 "한국 증시가 신흥국 지수 내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해외 투자자들에게 구조적인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일부 기관투자자들은 개별 종목 투자 한도에 근접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윌콕스는 "최근 매도세 상당 부분은 액티브 운용 한도에 도달한 투자자들의 기계적인 비중 축소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도에도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보고 있다.

노무라의 세스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 자체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며 "현재 매도는 구조적·기계적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국내 증시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6일 보고서에서 향후 12개월 코스피 목표치를 1만2000으로 상향 조정하며 현재 수준 대비 약 37%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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