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대선 초접전 속 장기전…"최종 집계 한 달 걸릴 듯"

기사등록 2026/06/08 17:35:53

산체스·후지모리 초박빙 접전…승패 예측 어려워

선관위 "최종 결과까지 한 달"…장기전 가능성

[쿠스코=AP/뉴시스] '함께하는페루' 대선 후보 로베르토 산체스가 2일(현지 시간) 페루 쿠스코 공항에 도착해 원주민들의 전통 의식으로 환영받고 있다. 2026.06.03.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페루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가 초접전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최종 승자 확정까지 수주가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AP통신에 따르면 7일(현지 시간) 실시된 대선 결선투표에서 좌파 성향의 로베르토 산체스 후보와 우파 성향의 케이코 후지모리 후보가 맞붙은 가운데, 예비 개표 결과 승패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의 박빙 승부가 이어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Ipsos)가 대표 투표소를 표본으로 집계한 신속 개표 결과에 따르면 산체스 후보는 50.3%, 후지모리 후보는 49.7%를 기록했다. 오차 범위를 고려하면 통계적으로는 사실상 동률이지만, 산체스 후보가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입소스의 신속 집계는 2001년 이후 페루 대선 결선투표 승자를 모두 정확히 예측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 발표 직후 산체스 후보는 지지자들 앞에 나서 승리를 자신하며 "상당한 우위"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최종 결과가 100% 확정될 때까지 투표를 지켜내야 한다"고 지지층에 당부했다.

반면 후지모리 후보는 "이번 선거에는 아직 승자가 없다"며 "표본 조사만으로 결과를 단정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최종 개표 결과를 존중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공식 개표에서는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개표율 56% 기준 선거관리 당국의 집계에서는 후지모리 후보가 53%, 산체스 후보가 47%를 기록하며 앞서고 있다.

다만 이는 산체스 후보의 주요 지지 기반인 농촌 및 고지대 지역 표가 상당수 반영되지 않은 결과여서 향후 개표가 진행될수록 격차가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선거관리 당국은 "최종 집계 완료까지 약 한 달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2021년 대선 결선에서도 페드로 카스티요 후보와 케이코 후지모리 후보 간 초접전 끝에 최종 당선인 확정까지 약 6주가 소요된 바 있다.

[리마=AP/뉴시스] 페루 민중의힘 대선 후보 게이코 후지모리가 7일(현지 시간) 리마에서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를 마친 후 지지자들에게 화답하고 있다. 2026.06.08.
이번 선거는 장기간 이어진 정치 불안과 치안 악화 속에서 치러졌다.

산체스 후보는 수감 중인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선거 막판 중도층 공략을 위해 재정 건전성 유지, 사유재산 보호, 중앙은행 독립성 보장 등을 약속하며 온건한 메시지를 내세웠다.

반면 후지모리 후보는 강경 범죄 대응을 전면에 내세워 보수층의 지지를 확보했다. 그는 산체스 후보를 공산주의 성향의 권위주의 인물이라고 비판하며 민간 투자 위축 가능성을 경고했다.

후지모리 후보는 1990년대 권위주의 통치로 논란을 빚었던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이다. 알베르토 후지모리는 좌파 반군 소탕 공로를 인정받았지만 인권 침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투표 당일에는 부정선거 의혹도 제기됐다.

일부 투표용지가 사전에 특정 후보에게 기표돼 있거나 훼손됐다는 신고가 잇따르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좌파 진영은 수도 리마의 부유층 지역에서 후지모리 후보에게 기표된 투표용지가 발견됐다고 주장했고, 우파 진영은 농촌 지역에서 산체스 후보에게 조작된 투표용지가 나왔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페루 인권 당국과 선거관리 당국은 조직적 부정행위 가능성을 일축했다.

당국은 문제가 확인된 투표용지가 전국 약 20개 투표소에 국한됐으며 전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알폰소 바레네체아 검찰청 범죄예방 책임자는 현지 언론에 "약 7000명의 인력이 투표 과정을 감시하고 있다"며 "전국 12개 투표소에서 발견된 60~90표 규모의 조작된 투표용지는 모두 적발·교체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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