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데이터센터에 한국 철강 필요"…50% 관세에도 대미 수출 증가세

기사등록 2026/06/10 06:30:00 최종수정 2026/06/10 07:00:25

철강 제품 대미 수출 올해 들어 수출 증가세 전환

AI데이터센터 건설붐으로 고품질 철강 수요 증가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2026.04.03. jtk@newsis.com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붐이 우리나라 철강 수출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미국·유럽연합(EU)의 고관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철강 수출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다.

미국의 경우 지난달 철강 수출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50%에 달하는 고관세에도 불구하고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고품질의 우리나라 철강재 수요가 커지고 있는 것이 관세를 뚫고 수출액을 늘리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10일 산업통상부가 공개한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철강제품 수출은 전년대비 9.0% 감소한 303억 달러를 기록했고 올해 들어서도 1월 0.1%, 2월 -7.8%, 3월 -2.2%, 4월 -11.6%, 5월 2.1% 등 수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국가별로 지난해 우리나라 철강 수출은 미국 28억57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12.7% 감소했고 유럽연합(EU)로의 수출은 30억1500만 달러를 기록하며 16.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50%까지 관세율 부과를 늘린 것이 미국 수출액 하락으로 이어졌고 EU도 수입규제 강화조치로 비슷한 상황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변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향 철강 수출은 1월 3억2300만 달러(+35.6%), 2월 2억6400만 달러(+0.4%), 3월 3억2200만 달러(+15.3%), 4월 3억6700만 달러(+28.4%), 5월 3억4300만 달러(+23.8%) 등 증가세다.

EU의 경우 1월 3억2100만 달러(+28.5%), 2월 2억6400만 달러(+0.8%), 3월 2억9300만 달러(24.5%), 4월 2억6900만 달러(-4.9%), 5월 2억1700만 달러(-15.5%) 등의 수출액 변화를 보인 것으로 파악된다.

주목되는 부분은 미국으로의 철강 수출이 올 들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으로 수출되는 제품에 대한 관세 50%가 유지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난해와는 달리 우리 철강 수출이 늘어난 것이기 때문이다.
[뉴칼라일=AP/뉴시스]사진은 2025년 10월2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 AI 데이터센터에서 한 기술자가 설비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 2026.06.02.

철강업계에서는 미국향 철강 수출 증가와 관련해 AI 데이터센터 수요를 꼽았다. AI데이터센터는 일반 건물보다 훨씬 많은 철근과 H형강, 전력·냉각 설비용 강재가 필요한데 이런 수요가 폭발하다보니 우리나라 철강 수출이 늘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내 중국산 철강이 관세와 안보 이유로 사실상 배제되면서 우리나라 철강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 됐고 한국산 봉형강과 강관, 강판에 대한 수요가 치솟으면서 수출액이 자연스럽게 늘었다는 진단이다.

올해 4월 우리나라 대미 철강 수출은 39만9852t으로 2015년 2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미국이 철강에 대한 관세를 발효한 직후인 지난해 6월 23만8999t까지 감소했던 것을 감안하면 미국 내 강한 철강 수요를 미뤄 짐작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은 EU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U는 다음달부터 무관세 철강 수입량을 연간 3500만t에서 1830만t으로 줄이고 이를 초과할 경우 현행 25% 관세를 50%로 인상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EU로 향하는 철강 수출액이 지난해 16% 수준으로 감소세를 보인 뒤 올해 들어 강세를 보이다 최근 주춤한 것도 EU의 철강에 대한 고율의 관세 적용에 따른 여파가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하지만 EU에서도 데이터센터 건설 붐이 본격화되면 우리나라 철강제품 수출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증가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산 철강 제품보다 높은 품질의 우리나라 제품을 선호할 수 있다는 것이 예상이다.

한용희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데이터센터는 무거운 서버와 전기·냉각 장비를 한 곳에 몰아넣는 건물이기 때문에 들어가는 철강의 경우 높은 품질을 요구한다"며 "일반 오피스보다 바닥이 훨씬 단단하고 두꺼워야 하고 뜨거워진 장비를 식히기 위한 큰 냉각·전력 설비도 따로 받쳐줘야 하는 조건이 따른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50% 관세에도 대미 철강 수출이 증가한 것에 대해 "한국산 철강의 대미 수출 증가는 단순한 단기 반등이라기보다 미국 내 구조적인 공급부족, 현지 철강가격 급등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 확보, 중국산 철강 배제에 따른 한국 업체들의 반사이익이 맞물린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철강은 공장을 새로 지어도 가동까지 3년 안팎이 걸리는 등 단기간 생산 능력을 키우기 어려워 현지 생산만으로 공급을 해결하기 어렵고 한국산 철강은 50% 관세를 적용해도 미국 내 철근 가격 대비 가격 경쟁력이 유지된다"며 "중국산 철강이 비주류 공급원으로 밀려난 것이 우리나라 대미 수출 경쟁력을 높여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서울 시내 한 공업사에서 근로자가 작업하고 있다.2022.03.22. livertren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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