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플 때 음식 상상 마세요"…실제보다 더 맛있게 느껴져 과식 유발

기사등록 2026/06/08 04:02:00
[서울=뉴시스] 공복 상태에서는 음식이 실제보다 더 생생하게 표현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유토이미지) 2026.06.07.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서영은 인턴 기자 = 배고픈 상태에서 음식 맛을 머릿속으로 그리면 배가 부를 때보다 훨씬 생생하게 연상돼 식욕을 참기가 어려워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국제 학술지 '식욕(Appetite)'에는 '음식 상상이 식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내용'이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를 알아보기 위해 성인을 대상으로 두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은 먼저 참가자들을 공복 상태와 포만 상태로 나누고 여러 종류의 음식 사진을 보여주며 맛과 식감을 상상하도록 했다.

분석 결과, 허기감을 느낄 때가 배가 부를 때보다 음식의 맛을 떠올리는 속도가 훨씬 빨랐고, 상상하는 음식의 선명도도 높아졌다. 이처럼 배고픔에 따른 연상 능력의 차이는 음식의 '질감'보다는 주로 '맛과 향'을 상상할 때 더욱 도드라졌다.

이어진 두 번째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에게 30차례 초콜릿 쿠키를 먹는 상상을 하게 한 뒤, 실제 해당 음식에 대한 선호도와 먹고 싶어 하는 정도를 측정했다.

실험 결과,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반복할수록 상상 속에서 느끼는 쿠키의 매력은 점점 떨어졌다. 하지만 상상이 끝나고 실제로 쿠키를 받았을 때는 참가자들이 쿠키를 좋아하는 마음이나 먹고 싶어 하는 식욕 자체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상상만으로는 실제 식욕을 떨어뜨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음식을 상상하는 과정이 실제로 음식을 먹을 때 작동하는 뇌의 신경·인지 시스템을 공유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배가 고프면 우리 몸은 음식 섭취를 유도하기 위해 뇌의 보상 체계와 감각 시뮬레이션 기능을 강하게 활성화한다. 이로 인해 공복 상태에서는 음식의 풍미가 뇌 속에서 실제보다 훨씬 매력적으로 느껴져 식욕 제어가 어려워진다.

특히 먹거리가 가득한 대형마트나 식당가처럼 시각적 자극이 지속되는 환경에 노출되면, 뇌 안에서 감각 시뮬레이션이 끊임없이 일어나면서 계획에 없던 충동적인 구매나 과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연구를 맡은 뉴질랜드 오타고대의 메이 펭 부교수는 "음식을 계속 갈망하고 상상에 빠져들면 먹는 양을 조절하기가 힘들어질 수 있다"며 "식욕이 치솟는 순간 뇌와 몸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건강한 식습관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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