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부 협의체, 4월 말 활동 종료…연령 유지로 가닥
여론조사서 국민 81%는 하향 찬성…권고안과 온도차
성평등부 "6월 중 발표"…일각선 '여론 부담' 관측도
[서울=뉴시스]박정영 기자 =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논의한 정부 협의체가 연령 유지 권고안을 확정했지만 한 달 넘게 국무회의 보고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협의체 권고안이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찬성하는 국민 여론과 다른 방향으로 정리되면서, 정부가 발표 시점을 고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7일 성평등가족부에 따르면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사회적 대화 협의체'는 지난 4월 30일 공론화 과정을 마쳤지만, 최종 권고안에 대한 국무회의 보고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이 대통령은 2월 24일 국무회의 당시 "압도적 다수의 국민이 (촉법소년 연령을) 최소 한 살 낮춰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인 것 같다"며 "두 달 뒤 결론을 내자"고 지시한 바 있다.
이에 성평등부는 3월 6일 협의체를 구성하고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대한 공론화 작업에 착수했다.
협의체 산하에 법·제도 분과위원회와 숙의·소통 분과위원회 등 2개의 분과위원회를 두고 전문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3월 18일과 4월 15일 두 차례 공개 포럼을 열어 전문가의 견해를 들었으며, 청소년특별회의를 통해 당사자인 청소년들의 의견도 수렴했다.
당시 공개 포럼에 참여했던 전문가들은 대부분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대한 반대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1차 포럼의 참여자 중 한 명은 "국민들의 의견은 찬성 쪽인 것 같은데, (포럼에 참여했던) 전문가들은 의견이 달랐다"고 했다.
2차 포럼의 토론자 중 한 명 또한 "토론자 대부분은 연령 하향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며 "다만 청소년의 재사회화를 위해 시스템이 변화해야 한다는 것에는 모두 동의를 했다"고 말했다.
이후 협의체는 성별·연령·거주지역을 고려해 구성된 시민참여단 200명과 본격적인 공론화를 추진했다. 참여단은 4월 18~19일 이틀간 진행된 숙의토론회에 참석해 전문가와 함께 토론한 뒤 추가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이 밖에도 일반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성평등부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대국민 의견을 수렴했으며, 자문위원 간담회도 열었다.
2개월 동안 공론화 과정을 진행한 협의체는 4월 30일 마지막 회의를 끝으로 공식적인 활동을 종료했다.
협의체는 마지막 회의에서 촉법소년 연령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권고안을 확정했다. 권고안 논의 과정에서 진행된 표결에서 민간위원 다수가 연령 하향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체는 이후 비공식 회의를 통해 지난달까지 검토 작업을 이어갔다.
협의체 관계자는 "공식적인 활동은 (4월 30일로) 종료됐지만 내용을 조금 더 다듬는데 시간이 몇 주 더 걸렸다"며 "5월에는 선언문이나 기본적인 내용들을 정리하는 걸로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식 활동 종료 이후 한 달 넘게 시간이 흘렀음에도 권고안은 아직 국무회의에 보고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부가 하향 찬성 여론을 의식해 발표 시점을 고심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3월 10~12일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촉법소년 상한 연령 하향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81%로 나타났다.
연령 하향에 찬성한 응답자 815명에게 어느 수준까지 낮춰야 하는지 물은 결과 '만 12세 미만'이 39%로 가장 많았다. 이어 '만 13세 미만' 28%, '만 10세 미만' 20%, '만 11세 미만' 11% 순이었다.
한국범죄심리학회장을 지낸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해당 논의는 국민의 합의와 공감대가 형성돼야 되고 법감정도 고려해야 한다"며 "현재 압도적인 다수들이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찬성하는 입장이기에 성평등부 협의체의 결론과는 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보고를 쉽게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했다.
관련 논의에 밝은 한 관계자도 "성평등부로서는 여론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어서 (권고안 발표에) 신중한 입장인 것 같다"며 "오는 9일 법무부에서 촉법소년 대응 체계 개편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는 만큼 이 자리에서 법무부의 구체적인 입장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성평등부는 국무회의 보고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6월 중 발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국무회의 안건 상정 여부는 전날 결정되는 경우도 있어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일정을 알기 어렵다"면서도 "6월 중으로 해당 안건을 국무회의에 상정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대통령 순방이나 다른 외부 일정에 따라 조금 늦어질 수도 있지만, 국무회의 보고만 남은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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