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쫓던 백신 개발, AI로 선제 대응 시도
독감·조류인플루엔자·에볼라 백신 연구로 확대 중
영국 BBC는 5일(현지시간)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이 AI를 이용해 “근본적으로 새로운” 유형의 백신을 개발하고 사람 대상 시험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AI가 백신의 핵심 성분을 전부 설계하고, 이를 사람에게 시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백신은 코로나19 변이뿐 아니라 동물에서 사람으로 넘어와 다음 팬데믹을 일으킬 수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까지 폭넓게 겨냥하도록 설계됐다.
이번 시험은 3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백신 후보물질이 사람에게 안전한지를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연구진은 약 200명이 참여하는 후속 연구를 통해 이 백신이 면역 반응을 얼마나 잘 끌어내는지 더 자세히 살펴볼 계획이다.
백신은 몸이 감염원을 알아보고 공격하도록 미리 가르치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일부 바이러스가 끊임없이 변이해 기존 백신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백신과 겨울철 독감 백신을 주기적으로 갱신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연구진은 새 감염병 후보를 추적하는 감시 프로그램에 축적된 여러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 정보를 수집했다. AI는 바이러스의 설계도에 해당하는 유전 정보를 분석해 면역 반응을 넓게 유도하는 이른바 ‘슈퍼 항원’을 설계했다.
항원은 백신의 핵심 성분이다. 면역체계가 적으로 인식하고 공격하도록 배우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AI가 설계한 항원이 특정 바이러스 한 종류가 아니라 코로나바이러스 계열 전체를 겨냥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다만 학술지 ‘감염 저널’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백신 후보가 끌어낸 면역 반응은 아직 제한적이었다. 연구진과 외부 전문가들은 이 결과를 가능성을 확인한 초기 단계로 보고 있으며, 실제 보호 효과를 판단하려면 더 큰 규모의 사람 대상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은 같은 방식으로 다른 감염병 백신도 개발하고 있다. 매년 새로 바꾸지 않아도 되는 계절 독감 백신과 H5N1 조류인플루엔자 백신, 에볼라를 포함한 바이러스성 출혈열 백신 연구가 검토되고 있다.
옥스퍼드 백신그룹의 앤디 폴러드 교수는 동물실험에서는 이 접근법을 뒷받침하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진짜 시험대는 사람 대상 임상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라며 사람의 면역체계는 실험용 쥐와 달리 여러 감염을 겪으며 달라져 있다고 지적했다.
폴러드 교수는 AI가 백신 연구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도 봤다. AI가 백신에 대한 면역 반응을 예측할 수 있다면 백신 개발 시간을 줄이고, 새 감염병 대응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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