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개정노조법과 원청교섭 점검' 토론회 개최
노조법 작동 불가능성 지적…"노조에게 비용 전가돼"
"노조법 위헌 아냐…교섭창구 단일화 원칙은 합법"
[서울=뉴시스]박정영 기자 =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을 두고 노동계 내에서도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특히 교섭창구 단일화 원칙의 위헌 여부를 두고 충돌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5일 오후 서울 중구에서 '개정노조법과 원청교섭 점검'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정 노조법은 사용자를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으로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로 규정하고 있다.
하청 노조가 '사용자성' 판단을 받을 수 있는 통로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에 대한 시정 신청'을 통해 가능하다.
원청은 하청 노조로부터 교섭 요구를 받으면 7일간 교섭 요구 사실을 사업장에 게시해야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노조는 노동위에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 해당 결과로 원청의 사용자성을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교섭단위 분리 결정 신청'이다.
현재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에 따라 하나의 사업장에 복수 노조가 있는 경우 원칙적으로 하나의 노조와만 교섭을 할 수 있지만, 노조는 교섭 단위 분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노동위의 결정을 거쳐 이를 달리할 수 있다. 사용자성이 인정되는 것이다.
이날 열린 토론회에서는 교섭단위의 분리에 대한 노동 전문가들의 의견이 달랐다.
윤애림 노동자권리연구소 소장은 발제를 통해 개정 노조법 시행령의 위헌성과 작동 불가능성에 대해 지적했다.
윤 소장은 "현행 사업장 창구 단일화 제도의 적용대상은 하나의 기업에 복수노조가 설립돼 있는 경우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기업별 노동관계를 벗어나는 단체교섭은 해당 제도의 적용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지금까지의 해석례"라고 말했다.
윤 소장이 제시한 2022년 중앙노동위원회의 판결문에 따르면 중노위는 "사내하청 근로자들이 가입 내지 조직한 노동조합이 하청사업이라는 개별교섭 단위에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쳤다면, 노동조합법에서 요구되는 교섭창구 단일화 의무를 충족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개별교섭 단위에서 단일화를 했다면 이는 창구 단일화 제도를 이행했기 때문에 단체교섭을 이미 할 수 있다는 것이 윤 소장의 주장이다.
그러면서 윤 소장은 "개정 노조법 시행령을 통해 단체교섭에 대한 추가적 제한을 가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위헌적 기본권 제한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한 윤 소장은 개정 시행령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꼬집었다.
윤 소장은 "시행령이 상정하고 있는 교섭 단위를 노동관계의 당사자 누구도 사전에 알기 어렵다"며 "만약 전형적 원·하청관계가 아닌 모·자회사, 위·수탁관계, 가맹본부·가맹점관계 등이라며 문제는 더 복잡해지고, 여기서 발생하게 될 교섭 비용 및 법률 분쟁의 증가 등의 문제는 노조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에 대한 기준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내놨다.
윤 소장은 "노동부의 개정 노조법 해석지침은 '계약외사용자에게 포괄적인 사용자 지위가 부여되는 것은 아니며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특정한 개별 근로조건에 대해 사용자로 인정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며 "교섭을 시작하기도 전에 교섭 요구별로 원청 등의 지배력을 노조가 입증해야만 하고, 그것을 못했을 때 사용자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허들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반면 토론자로 나온 양습엽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윤 소장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양 연구위원은 "(윤 소장은) 헌법재판소가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의의로 내세운 '근로조건의 통일성'이 현재의 원청교섭에는 적용될 수 없기 때문에 교섭창구단일화를 강제하는 시행령이 위헌이라고 하지만, 헌법재판소가 제시한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의의는 근로조건 통일성만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2024년 판결을 예로 들며 "헌법재판소는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교섭 체계 구축'이라는 사용자의 이익을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의의로 인정하고 있다"고 했다.
현행의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가 근로조건의 통일성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이익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강제하는 개정노조법의 시행령은 위헌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울러 양 연구위원은 "교섭창구 단일화는 본질적으로 사용자의 이익을 보장하는 법 제도"라며 "헌법상의 기본권인 단체교섭권을 법률로 제약하는 것이고, 헌법재판소는 아직까지 그것을 합헌이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외적으로 교섭 단위를 분리하는 경우 그 또한 법률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며 "추상적으로 노선이 다르다는 것만으로 교섭 단위를 분리하는 것은 법제가 인정하는 교섭창구 단일화를 형해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윤 소장이 주장한 사용자성 판단 기준 상향에 대해서도 "물론 원청이 하청에 계약 해지 등의 압박을 넣어 간접적으로 부당노동행위를 할 수 있지만, 그러한 예상만으로 하청 노동조합의 교섭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 단정할 수는 없다"며 "3월 이후 많은 교섭이 요구되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 힘의 불균형과 교섭 요구 간에는 논리적 연관이 없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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