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정우영 인턴 기자 = 최근 인도네시아 북수마트라주에서 악어의 습격으로 주민 2명이 잇따라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무분별한 환경 파괴가 인간과 야생동물의 치명적인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에서 악어 습격으로 인한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국가다. 현지 환경단체들은 이번 인명 피해가 벌목과 농장 개간 등 인간의 무분별한 토지 개발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나타난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첫 번째 사건은 지난 4월27일 니아스 제도 북동부 지역에서 발생했다. 친구들과 낚시를 하던 남성 오티아로 게아로는 악어의 습격을 받고 실종됐다. 수색 당국은 시신을 찾지 못했으나, 지난 5월20일 인근 강가에서 두개골이 발견되면서 치과 기록을 통해 그의 사망이 최종 확인됐다.
한 달 뒤인 5월27일에는 중앙 타파누리 지역에서 밤늦게 강에 들어갔던 주민 BS씨가 악어에게 물려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시신에서 악어에게 물린 것으로 추정되는 깊은 상처들이 다수 발견됐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환경포럼(WALHI) 북수마트라 지부는 두 사건 모두 인간의 벌목 활동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리안다 푸르바 지부장은 "주민들에 따르면 과거에는 이 지역에서 악어 습격 사건이 전혀 없었다"며 "최근 1년 사이 합법적 벌목이 급증하면서 악어의 서식지인 늪지와 해안가가 대거 파괴되자, 먹이를 찾기 위해 인간의 거주지까지 내려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사건에 연루된 악어들은 세계에서 가장 큰 파충류로 알려진 '바다악어'로, 최대 7m까지 자라는 포악한 종이다. 1999년부터 보호종으로 지정됐지만 주민 습격이 잇따르자 이에 분노한 주민들이 악어를 사살하는 일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악어 습격 모니터링 단체인 '크록어택(CrocAttack)'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보고된 악어 습격 사건은 2024년 한 해에만 179건에 달하며 이 중 92명이 사망했다.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도 115건의 습격이 발생해 61명이 목숨을 잃었다. 특히 수마트라섬의 리아우주가 지난 10년간 122건(사망 50명)으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다. 전체 사고의 절반은 낚시 중에, 32.4%는 강가에서 목욕이나 빨래를 하던 중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린피스 인도네시아의 아리 롬파스 산림 활동가는 "정부가 경제적 이익을 위한 무분별한 벌목과 광산 개발을 규제해야 한다"며 "야생동물과 토지를 보호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지역 사회의 협력이 균형을 이뤄야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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