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40원 돌파…업종별 명암 엇갈려
반도체·조선·방산 등 고환율 수혜 전망
항공·철강·석화는 원가 부담 비상 우려
반도체·조선·방산 등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은 환율 상승에 따른 매출 확대 효과를 기대하는 반면 항공·석유화학·철강 업종은 원가 부담이 커지며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40원선을 넘어섰다. 지난달 초 1450원대였던 환율이 한 달 만에 100원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자금 대규모 이탈, 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달러 강세,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외환당국이 시장 안정 조치에 나서고 있지만 당분간 1530~1540원대의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선·방산·반도체 '고환율 수혜’
반도체 업계는 환율 상승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출 비중은 각각 약 90%, 98%에 달한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주력 제품이 달러로 거래되는 만큼 환율 상승은 매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계약부터 인도까지 수년이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가 많고 상당수 물량에 대해 환헤지를 진행한 만큼 고환율 효과가 즉각적으로 실적에 반영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조선업계는 대표적인 고환율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선박 수주 계약과 대금 결제가 대부분 달러로 이뤄져 원화 가치가 하락할수록 매출의 원화 환산 규모가 확대되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선박 발주 증가와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확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산업계 역시 해외 수출 계약 상당수가 달러로 체결돼 조선업과 유사한 수혜가 예상된다.
자동차 업계도 일정 부분 환율 상승 효과를 누리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1분기 호실적에도 환율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자동차의 해외 생산 비중 확대와 글로벌 공급망 복잡화로 과거처럼 환율 상승이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항공·석유화학·철강 비용 부담 확대
반면 석유화학과 철강업계는 고환율 부담이 커지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는 핵심 원료인 나프타를 상당 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환율 상승이 원가 부담으로 직결된다.
철강업계 역시 철광석과 원료탄 등을 대부분 해외에서 들여오고 있다.
특히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비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도 쉽지 않아 수익성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항공업계는 고환율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대표 업종으로 꼽힌다.
항공기 리스료와 정비비, 항공유 결제가 모두 달러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약 550억원의 외화평가손익 변동이 발생하고 현금 지출도 약 16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환율 헤지를 위한 금융상품을 활용하고 있지만 최근 환율 변동 폭이 워낙 커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상승할 경우 수익성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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