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의석 10% 줄이되 지역구는 유지…중의원 정수 10% 삭감 방침
신생·소수 정당 타격 불가피…야당 "국회 대표성 훼손" 비판
자민당 내부서도 졸속 추진 우려…반발에 결론 보류 보도도
4일 일본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즈키 슌이치 자민당 간사장은 이날 당 본부에서 열린 정치제도개혁본부 총회에서 "중의원 전체 465석 중 10%에 해당하는 45석을 비례대표에서 줄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일본 중의원은 소선거구와 비례대표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전체 465석 가운데 비례대표는 176석이다. 자민당 안대로 45석이 모두 비례대표에서 줄어들 경우 비례대표 의석은 176석에서 131석으로 감소하게 된다. 전체 의석수는 465석에서 420석으로 줄어든다.
스즈키 간사장은 최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 겸 자민당 총재로부터 "비례대표를 중심으로 중의원 정원 감축을 추진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이에 따라 당내 의견을 취합했다고 설명했다.
자민당은 인구 감소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지방의 대표성을 약화시켜서는 안 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지역구를 줄이면 지방의 목소리가 국정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할 수 있는 만큼, 소선거구는 유지하고 비례대표를 줄이는 방식이 현실적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야권은 즉각 반발했다. 비례대표는 거대 정당보다 소수 정당이나 신생 정당이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는 주요 통로로 기능해왔다. 이 때문에 비례대표만 줄이는 개편안은 사실상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 장벽을 높이고, 거대 정당에 유리한 정치 구도를 고착화하려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특히 비례대표 의존도가 높은 정당들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중도개혁연합은 전체 49석 가운데 42석을 비례대표로 확보하고 있다. 참정당 15석, 팀미라이 11석은 모두 비례대표 의석이다. 자민당 안대로 비례대표가 45석 줄어들면 이들 정당의 의석 확보는 크게 좁아질 수 있다.
중도개혁연합의 오가와 준야 대표는 다카이치 총리가 자민당에 비례대표 의석 감축 방향을 지시한 것과 관련해 "행정부 수장인 총리가 중의원 의석수 문제에 대해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것은 매우 큰 위화감이 있다"고 비판했다. 선거제도와 의회 구성 문제는 행정부가 아닌 국회와 각 정당 간 논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자민당 내부에서도 신중론이 나왔다. 일부 의원들은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선거제도 개편을 충분한 논의 없이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후지TV는 "자민당 회의에서 '자민당은 독재 정당이 아니다. 총리·총재 한 명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는 반대 의견이 나왔고, 결론이 보류됐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들은 "비례대표 감축안은 야권과 일부 여당 내부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며 "특히 비례대표 축소가 단순한 의원 수 감축을 넘어 일본 정치의 대표성 구조를 바꾸는 문제라는 점에서, 여야 간 공방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now@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