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 붕괴된 비트코인…인플레 우려에 쪼그라든 투심

기사등록 2026/06/04 09:58:10 최종수정 2026/06/04 10:26:24
[서울=뉴시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비트코인 '매일 1개 매수' 정책을 고수하며 보유량을 7643개까지 늘렸다. (사진=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비트코인 가격이 인플레이션 우려와 잇따른 매물 출회로 원화 기준 1억원을 하회하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계속되는 가운데 대표적인 비트코인 비축 기업의 매도 소식까지 전해지며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모양새다.

비트코인은 4일 오전 9시36분 기준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24시간 전보다 4.94% 하락한 9407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1억원대를 하회한 건 지난 4월 초 이후 두 달여 만이다.

달러 기준으로는 6만3000달러 선에 턱걸이한 모습이다. 같은 시각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5.83% 내린 6만3080달러에 거래 중이다.

비트코인 약세에 주요 알트코인도 동반 하락세다. 코인마켓캡에서 이더리움은 24시간 전보다 4.62% 내린 가격에, 솔라나와 리플도 각각 6.07%, 2.90% 하락하고 있다.

간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중동발 리스크가 불거지며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619포인트(1.21%) 하락한 5만688.4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3.96포인트(0.73%) 내린 7554.37에, 나스닥종합지수는 239.93포인트(0.89%) 하락한 2만6853.98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가상자산 시장의 전반적인 하락세는 거시경제 환경 악화와 비트코인 투자사의 포지션 변화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간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이 격화하면서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되자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 대비 1.9% 오른 배럴당 97.81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도 전장 대비 2.4% 오른 배럴당 96.02달러에 마감했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부담이 다시 고개를 들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은 옅어진 상황이다.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가상자산 특성상 고금리 장기화 기조는 시장의 유동성을 위축시키는 악재로 여겨진다.

시장이 가장 신뢰하던 비트코인 보유 기업의 매도 움직임도 시세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비트코인 매집 기업인 마이크로 스트래티지는 최근 약 250만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32개를 매도했다. 스트래티지가 물량을 매도한 것은 지난 2022년 이후 처음으로, 시장참가자들은 이를 기업이 고수해 온 비트코인 영구 보유 전략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하락세를 두고 시장이 약세장 후반부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점 매수 투자자들이 시장에 물량을 내놓는 것은 전형적인 약세장 후반부 특징이라는 점에서다.

가상자산 투자사 컴퍼스포인트의 에드 엥겔 애널리스트는 "이번 움직임은 비트코인 약세장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판단에 대한 확신을 높여준다"고 분석했다.

이 시각 가상자산 시황 비교 플랫폼 크라이프라이스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은 -2.81%를 나타내고 있다. 김치프리미엄이 마이너스(-)인 상황은 국내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보다 낮은 경우를 뜻한다.

가상자산 시장 심리를 나타내는 공포·탐욕 지수는 12점으로 '극단적 공포' 수준을 나타냈다. 지수가 0에 가까울수록 시장이 공포 상태로 투자자들이 과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높고, 수치가 100에 가까울 경우 시장에 조정 가능성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hummingbird@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