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아파트에서 사라진 반려묘를 찾기 위해 폐쇄회로(CC)TV 열람을 요청했던 입주민이 개인정보보호 규정을 이유로 수차례 거절당한 끝에 고양이를 구조했지만 이미 심각한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A씨 가족은 지난달 석가탄신일 연휴 기간 동안 키우던 반려묘를 잃어버렸다.
8년째 함께 생활해온 고양이는 친척들이 방문해 현관문을 여러 차례 여닫는 과정에서 집 밖으로 나간 것으로 추정됐다. 가족들은 집 안팎을 샅샅이 수색했지만 고양이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
A씨 가족은 곧바로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찾아 CCTV 확인을 요청했다. 그러나 관리사무소 측은 "개인정보보호법상 영상을 직접 보여줄 수 없다"고 답했다. 직원이 영상을 확인한 뒤 "고양이는 보이지 않는다"고만 설명했다는 것이다.
불안감이 커진 가족들은 결국 '고양이 탐정'까지 고용해 수색에 나섰다. 이후에도 관리사무소에 CCTV 확인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고, 총 8차례 요청 끝에 직원이 영상을 다시 확인하게 됐다.
그 결과 CCTV에는 실종된 고양이가 아파트 1층 엘리베이터 문 틈 사이로 들어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고양이는 엘리베이터 승강로 내부로 추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족들은 즉시 엘리베이터 운행을 중단시키고 수리기사를 불러 구조 작업에 나섰다. 고양이는 지하 2층 승강로 아래에서 발견됐으며, 실종 31시간 만에 구조됐다.
처음에는 큰 외상이 없어 보였지만 정밀 검사 결과 상태는 심각했다. 양쪽 턱관절 골절로 정상적인 식사가 어려웠고, 갈비뼈 4개가 부러진 상태였다. 또한 왼쪽 눈은 실명 가능성이 제기됐으며, 빈혈 수치도 크게 떨어져 수혈 치료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조금만 더 일찍 CCTV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 고양이 상태가 이 정도까지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관리사무소 측은 "휴일 기간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었고, 정확한 시간대가 특정되지 않아 영상을 빠르게 돌려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장면을 놓쳤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연은 반려동물 실종보다도 CCTV 열람 기준에 대한 논란으로 이어졌다. 현행 개인정보보호 규정상 CCTV 영상에 본인이 직접 촬영된 경우에는 열람이 가능하지만, 본인이 등장하지 않은 영상은 경찰 등 수사기관 협조가 있어야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제보자는 "반려동물뿐 아니라 주차 차량 파손 등 입주민들이 피해를 입고도 CCTV를 확인하지 못하는 사례가 있다"며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보다 유연한 열람 기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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