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등 필수의료 의료진 고액 배상보험료 지원
지난해 첫 시행에 총 5800명 대상 중 70% 가입
중과실 없는 고위험 필수의료 의료사고 기소 제한
1조 넘는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 내년부터 신설
복지부는 필수의료 의료진의 배상보험료 지원 및 형사책임 부담 완화 등 의료인들이 진료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지역 필수의료 인프라 확충을 위한 '지역필수의료법' 제정 등을 추진했다고 4일 밝혔다.
의료사고 발생 시 높은 배상 부담은 의료진과 환자 양측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는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의료진의 기피 현상을 심화시키는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환자도 소송 및 분쟁 조정을 통해 의료사고에 대한 손해배상을 받기까지 과정이 쉽지 않은 현실이다.
이에 복지부는 지난해부터 산과·소아외과 등 필수의료 의료진의 배상보험료를 지원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의료 사고 부담을 완화하고 안전한 진료 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 올해 예산은 82억원으로, 첫해인 지난해 50억원보다 확대됐다.
올해는 지원 대상도 넓혔다. 기존의 분만 실적이 있는 산부인과 전문의, 모자의료센터 산과·부인과 전담 전문의 등을 포함해 모자의료센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응급의료기관 전담 전문의까지 확대했다.
복지부는 "분만·응급 현장에서 의료진이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의료 사고에 따른 배상 부담 없이 산모와 응급 환자를 신속하게 수용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의의 경우 17억원의 배상 보험료 중 1억5000만원까지 의료기관이 부담하고, 이를 초과한 15억5000만원 배상액을 보장하는 보험이 적용된다. 정부는 전문의 1인당 175만원 상당(1년 단위)을 지원한다. 지난해엔 의료기관 부담이 2억원, 전문의 1인당 150만원을 지원했다. 전공의는 3억3000만원의 배상 보험료 중 3억1000만원을 보장한다.
보험 가입은 이달부터 시작된다. 지난해 11월 첫 모집 당시 한 달여 만에 총 4076명이 가입했다. 전체 대상자 5874명의 70% 수준이다. 산과 전문의가 74%, 소아외과계열 전문의 84%, 필수의료 전공의가 65%의 가입률을 보였다.
복지부 관계자는 "모집 기간이 짧았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대상자의 70%가 가입했다. 올해도 나머지 대부분 가입이 예상된다"며 "향후에도 응급 분야 등 지원 대상 진료 과목을 추가하고 의료기관 보험료 부담을 최대한 덜어주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위험 필수의료 행위에 대한 형사 책임 부담을 완화하는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고위험 필수의료 행위로 인한 의료사고의 경우 중과실이 없고 손해를 전액 배상하는 등 요건을 충족하면 기소를 제한하는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이 지난 4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기소되는 경우에도 재판부가 정상을 고려해 임의로 형을 감면할 수 있도록 했다.
복지부는 이번 개정으로 의료진의 형사 처벌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규정 적용을 받기 위한 손해배상이 적극적으로 이뤄져 환자 측도 신속하고 충분한 배상을 받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현행 반의사불벌 특례를 확대해 의료사고로 상해 결과가 발생하면 피해자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했다.
개정안에는 환자에 대한 의료사고 설명 의무도 명시했다. 의료기관 개설자 등에게 사망·의식불명·중증장애 등 중대 의료사고에 대한 경위 및 내용을 설명하도록 의무를 부과했다. 설명 의무 이행 기간은 의료기관 개설자 등이 의료사고 발생을 안 날부터 7일로 규정했다.
필수의료 고액 배상 보험과 별도로 병원별 책임보험(공제) 가입도 의무화했다. 의료인의 배상 부담을 덜고 환자의 신속한 피해 복구를 위한 취지다. 의료분쟁의 신속한 해결을 위해 그간 시범사업으로 운영해 온 조정 당사자 조력제도(환자대변인), 옴부즈만도 법제화했다.
이와 함께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한 국가 책임도 강화했다. 보상 대상을 기존에 분만사고만 적용했지만,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고위험 필수의료행위'로 확대했다.
7월부터는 분만 과정에서의 불가항력 의료사고 국가 보상 범위에 산모 중증장애도 추가된다. 기존엔 분만 과정·이후 이상 징후로 인한 산모 사망, 신생아 뇌성마비 및 사망, 분만 과정에서의 태아 사망만 보상이 적용됐다. 국가 보상 한도도 최대 3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지난해 7월 상향했다.
내년 5월 시행을 앞두고 개정안에 명시된 고위험 필수의료 행위와 중과실 범위 등 구체적인 내용은 의료계와 환자단체 등 협의체 논의를 거쳐 하위 법령에 담을 예정이다.
복지부는 지역과 필수의료 투자를 위한 기반도 마련했다. 지난 3월 제정한 '지역필수의료법'을 통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의 필수의료를 책임지고 개선하도록 법적 의무를 명확히 했다.
필수 의료에 대한 국가 차원의 종합계획과 지역 특성을 반영한 시도별 시행계획을 세워 지역 여건에 맞는 필수의료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내년 1월1일부터 연간 1조원 이상 지역·필수의료에 투자하는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가 신설된다. 그동안 재원 부족으로 한계가 있었던 지역의료 인프라 확충 등 지역필수의료 지원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안정적 재원 확보로 특별회계 목적에 따라 지역필수의료 인력 양성과 취약지 지원, 진료협력체계 구축·운영, 책임의료기관 경쟁력 강화 등에 집중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정은경 장관은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으로 의료사고 관련 환자의 권익 보호와 의료인의 안정적인 진료 환경 조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며 "지역필수의료법을 통해 모든 국민이 사는 곳에서 안심하고 적정한 필수 의료를 제때 보장받을 수 있도록 지역의 필요한 곳에 안정적이고 집중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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