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김택진 만난다…"그래픽카드 팔던 시절부터 깐부"

기사등록 2026/06/02 12:10:36 최종수정 2026/06/02 13:56:24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오는 7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별도 회동 조율

2008년 '아이온' 시절부터 이어진 17년 인연

가상 세계 제어하는 피지컬 AI 협력 주목

[타이베이=AP/뉴시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일(현지 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정보기술(IT) 박람회 ‘컴퓨텍스 2026'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컴퓨텍스 2026'은 2일부터 5일까지 열린다. 2026.06.01.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이번 방한 기간 김택진 엔씨 대표와 별도의 회동을 갖는다. 게임으로 인연을 맺어 온 두 창업자의 회동을 두고 업계에서는 '피지컬AI(물리 AI)' 협력 가능성에 주목한다.

2일 IT 업계에 따르면 두 사람은 오는 7일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다만 회동의 구체적인 의제와 형식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만남을 조율 중인 것은 맞지만 무엇을 논의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황 CEO가 5일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갖는 회동과는 별개로, 따로 시간을 내 성사되는 일정이다. 앞선 총수 회동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 '아이온 그래픽카드'까지…17년 거슬러 올라가는 협력

젠슨 황 CEO와 김택진 대표는 과거에도 비공식적으로 교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황 CEO는 그간 한국 게임 산업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여러 차례 드러내 왔다. 지난해 10월 방한 당시에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 참석해 지포스의 성장사가 PC 게임·PC방·e스포츠와 함께해 왔음을 강조했다.

엔씨와 엔비디아의 협력은 두 회사가 지금처럼 크지 않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엔씨는 2008년 11월 대표작 '아이온' 공개시범서비스(OBT)에 맞춰 엔비디아와 마케팅 제휴를 맺고 '아이온 그래픽카드'를 출시했다. OBT 시작일인 11일을 기념해 '아이온 9800GT' 1111개를 11% 할인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PC방을 대상으로 한 그래픽카드 할인도 병행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어렵게 사업을 키우던 시절, 젠슨 황이 직접 그래픽카드를 들고 영업하던 그 무렵부터 서로 힘을 보태 온 관계"라고 회상했다.

협력은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지스타 2025'에서 엔씨는 신작 '아이온2'와 '신더시티' 시연을 위해 삼성전자, 엔비디아,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레이저 등과 제휴를 맺었다. 'PC·디스플레이는 삼성, 그래픽 칩(지포스 RTX 50 시리즈)은 엔비디아, 게임은 엔씨'라는 분업 구도가 한 부스에서 구현됐다.

[부산=뉴시스] 윤정민 기자 = 김택진 엔씨소프트 최고경영자(CEO) 겸 최고창의력책임자(CCO)가 13일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엔씨 '지스타 2025' 오프닝 세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11.13. alpaca@newsis.com
◆ 변수는 '피지컬AI'…NC AI 국방 진출

이번 회동에서 게임을 넘어선 피지컬AI 협력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에는 엔씨가 오래 다져온 AI 역량이 있다.

엔씨는 2011년 2월 국내 게임사 최초로 AI 전담 조직(TF)을 발족한 뒤 2012년 AI랩, 2016년 AI센터로 연구 조직을 키워왔다. 2023년에는 게임업계 최초로 자체 개발한 AI 언어모델 '바르코(VARCO)'를 공개했고, 감정형 음성합성, 자연어 처리, 얼굴 모션 애니메이션, 3D 비전 기반 로보틱스 등으로 기술 영역을 넓혀왔다. 이 AI 조직은 지난 2월 'NC AI'라는 자회사로 물적분할돼 독립했다.

NC AI는 지난달 28일 현대로템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발주한 '피지컬 AI 기반 통합 시뮬레이터 및 모듈형 로봇 시스템' 국책 과제의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미래 전장에서 유무인 복합 무기체계(MUM-T)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다종·다중 무인 로봇을 통제하고, 현실과 가상의 차이를 최소화하는 디지털 트윈 기반 시뮬레이터와 모듈형 로봇 하드웨어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NC AI는 이 과제에서 로봇이 현실의 물리 법칙과 환경 변화를 이해하고 가상에서 학습하는 '월드모델' 개발을 총괄한다.

피지컬AI는 가상 시뮬레이션 역량을 로봇·무인체계 등 현실로 옮기는 기술로, 엔비디아 역시 이 분야를 핵심 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게임과 AI 양쪽에서 축적한 가상 세계 구현·시뮬레이션 기술이 로봇·국방 영역과 맞닿는 지점이 두 회사 협력의 접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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