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D 환자 대부분 고령층…산정특례 도입해야"

기사등록 2026/06/01 14:37:23

중증 COPD 환자 '숨 쉴 권리' 보장 촉구

국내 COPD 고위험군 환자 약 10만명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박현정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사망원인통계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3대 사망원인은 암, 심장 질환, 폐렴으로 전체 사망의 42.6%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09.25. ppkjm@newsis.com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가 이재명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중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 사각지대 해소에 정부가 적극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전 세계 사망원인 3위인 중증 COPD에 산정특례를 신설해 달라고 제안했다.

학회는 1일 성명서를 내고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 공약이었던 '노인 중증 호흡기질환의 조기 진단 및 예방적 치료 강화'의 차질 없는 추진을 강조하며, 국민과의 약속을 끝까지 이행해달라고 요청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24년 12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에 공식적으로 진입했다. 인구 5명 중 1명이 고령층인 현실에서, 노인의 '숨 쉴 권리' 보장은 단순한 건강권을 넘어 국가적 책무이자 시대적 과제가 됐다.

COPD는 전 세계 사망원인 3위를 차지하는 중증 질환이지만, 질환 인지율은 2.3%, 치료율은 1.2%에 불과할 정도로 진단과 치료 환경이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 인식 아래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대선 당시 '노인 중증 호흡기질환의 조기 진단 및 예방적 치료 강화'를 공약으로 채택했으며 그 결실로 올해부터 COPD 조기 진단을 위한 폐기능검사가 국가건강검진에 도입됐다.

학회는 이를 호흡기질환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정책으로 구체화하고 체계적인 관리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첫걸음으로 평가했다.

다만 학회는 생명의 위협에 직면한 중증 COPD 환자들의 실질적인 치료 접근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메워지지 않은 사각지대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공약의 완전한 이행을 위한 2대 핵심 대책으로 ▲중증 COPD 환자의 생물학적제제 접근성 강화 ▲중증 COPD 산정특례 도입을 제시했다.

학회는 조기 진단에 이어 공약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려면,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넘어선 혁신 신약에 대한 접근성 강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가장 강도높은 3제 복합요법(ICS+LAMA+LABA)을 처방받은 COPD 환자의 약 62%가 여전히 반복적인 급성 악화(호흡곤란 발작)를 겪고 있다. 급성 악화는 폐 기능을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손상시키며, 입원을 필요로 하는 중증 악화를 경험한 환자의 절반이 3.6년 내 사망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다.

최근 개정된 전 세계 COPD 진료지침(GOLD)은 중등도 이상의 악화를 한 차례만 경험해도 고위험군(중증환자군)으로 분류하도록 기준을 확대했다. 이를 적용하면 국내 COPD 고위험군 환자는 전체 환자의 절반 수준인 약 1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외 진료지침은 기존 치료제로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게 생물학적제제를 권고하고 있다. 생물학적제제는 이미 전 세계 58개국에서 중증 COPD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았으며, 임상적으로도 악화 횟수 감소를 비롯해 폐 기능 향상, 삶의 질 개선 효과가 입증됐다. 학회는 생물학적제제에 대한 환자 접근성 향상은 반복되는 악화를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예방적 치료 환경 구축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학회는 생물학적제제의 건강보험 적용과 함께 '중증 COPD 산정특례' 신설을 제안하고 있다. COPD 환자 대부분이 경제 활동이 어려운 고령층인 만큼, 급여가 적용되더라도 본인부담금이 치료의 큰 장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증 COPD는 종합병원 이용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아 환자와 가족의 경제적 부담이 더욱 가중된다.

학회는 중증 COPD에 대한 산정특례 도입이 최신 치료제에 대한 환자 접근성을 실질적으로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라고 설명했다. 고령 환자들이 비용 부담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하거나 포기하지 않도록 국가 차원의 촘촘한 제도적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학회는 이 같은 중증 COPD 치료 사각지대 해소가 사회 전체의 부담을 줄이는 예방적 선순환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급성 악화를 예방해 응급실 방문과 입원비, 간병 부담, 보호자의 근로 손실 등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장기적으로는 더 큰 사회경제적 재정 소모를 막는 가장 효율적인 정책적 투자라고 피력했다.

이은주 학회 대변인(고려대학교 안암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은 "폐기능검사 도입이라는 중요한 첫걸음이 시작된 만큼, 이제는 중증 COPD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제때 받을 수 있도록 생물학적제제 접근성 확대와 산정특례 제도의 도입을 통한 의료비 경감 제도 마련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유광하 학회 이사장(건국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은 "초고령사회에서 어르신의 숨 쉴 권리를 지키는 일은 선택이 아니라 책임"이라며 "정부가 보다 신속하고 전향적인 결단으로 중증 호흡기질환 치료의 사각지대를 해소해 노인 중증 호흡기질환 공약이 실질적인 제도 개선으로 완성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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