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잔업 바로잡자 젊은 관료 수입 늘어
수당 끊기는 실장·과장급은 되레 연봉 감소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31일 일본 중앙부처가 몰려 있는 도쿄 가스미가세키에서 실장·과장급으로 승진한 뒤 연봉이 내려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발단은 2021년 1월이었다. 당시 고노 다로 규제개혁상은 “잔업시간은 전부 기록하고, 잔업수당도 전액 지급하라”고 지시했다. 그동안 일본 중앙부처에서는 부서별 잔업수당 예산이 실제 근무시간을 따라가지 못해, 일한 시간만큼 수당을 받지 못하는 이른바 ‘서비스잔업’이 관행처럼 이어져 왔다.
이 같은 관행은 크게 줄었지만, 뜻밖의 문제가 뒤따랐다. 장시간 근무를 하는 젊은 관료들이 잔업수당을 전액 받게 되면서, 이들의 연봉이 직속 상사인 실장·과장급 관리직을 웃도는 일이 생긴 것이다.
총무성의 한 중견 관료는 “실장으로 승진한 뒤 잔업수당이 붙지 않으면서 연봉이 100만엔(약 945만원) 넘게 줄었다”고 말했다. 국회 대응 업무에 밤늦게까지 매달려도, 승진 전처럼 수당으로 보상받는 구조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일본 국가공무원 인사관리를 담당하는 인사원도 대책을 내놨다. 본성에서 근무하는 직원에게 지급하는 ‘본부성 업무조정수당’ 대상을 올해 4월부터 실장·과장급으로 확대하고, 월 5만1800엔(약 49만원)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이전까지 관리직은 이 수당 지급 대상에서 일괄 제외돼 있었다.
가장 큰 박탈감을 느끼는 세대는 40~50대 취업빙하기 세대다. 이들은 젊은 시절 서비스잔업을 감수했지만, 처우 개선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관리직이 됐다. 내각부의 한 간부는 “또 취업빙하기 세대가 손해를 떠안게 됐다”고 말했다.
문제를 방치하면 인재 유출이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후생노동성 관료 출신인 요시이 히로카즈 볼브 사장은 “가스미가세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중견 관료는 민간기업에서 대정부 업무 담당자로 채용 수요가 강하다”고 말했다. 민간으로 옮기려는 관료는 20대부터 40대 초반 사이에서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원 담당자는 “본래는 장시간 근무가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일하는 방식부터 먼저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국가공무원들은 국회 답변서 작성 등으로 심야 장시간 노동에 시달려 왔다. 이 때문에 일본 중앙부처 관료사회는 장시간 노동으로 악명 높은 근무지라는 뜻에서 ‘블랙 가스미가세키’라는 조롱까지 받아 왔다. 닛케이는 관료사회 근무 방식 개혁에도 정치권의 강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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