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사인 줄 몰랐다"…美 250주년 콘서트, 가수들 줄하차

기사등록 2026/05/29 10:54:13 최종수정 2026/05/29 11:50:24

영MC·모리스 데이·코모도어스 등 잇단 불참 선언

"정치적으로 민감한 행사인 줄 몰랐다" 주장

주최 측 "비당파 행사…출연진 복귀 설득 중"

[알링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급성장 중인 '예측시장(Prediction Market)'에 대한 규제 권한이 연방정부 산하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있음을 공개 선언했다. 사진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5일(현지 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 내 메모리얼 앰피시어터에서 열린 제158회 메모리얼데이(현충일)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2026.05.26.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념하는 콘서트 출연진 명단이 공개된 직후 일부 가수들이 잇따라 하차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행사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기념사업의 일부라는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미국 건국 250주년 기념 콘서트 시리즈 ‘프리덤 250’이 첫 출연진 명단을 발표한 뒤 일부 출연 예정자들이 불참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콘서트는 오는 6월25일부터 7월10일까지 워싱턴DC 내셔널몰에서 열릴 예정이다. 출연진에는 1980~1990년대 인기를 끈 가수들이 다수 포함됐다.

하지만 명단 공개 직후부터 일부 가수들이 “트럼프 행정부와 관련된 행사인 줄 몰랐다”며 공연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래미상을 받은 힙합 가수 영MC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프리덤 250 행사에 출연하지 않겠다고 에이전트에게 알렸다”며 “아티스트들은 이 행사에 정치적 관련성이 있다는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적으로 민감하지 않은 행사에서 워싱턴 무대에 서고 싶다고도 했다.

프린스와 함께 활동했던 펑크록 밴드 더 타임의 프런트맨 모리스 데이도 불참 의사를 밝혔다. 그는 짧은 인스타그램 게시물에서 “나는 안 하겠다”고 적었다.

펑크·솔 그룹 코모도어스도 뒤이어 불참을 선언했다. 코모도어스는 “우리 음악이 특정 정당의 메시지로 해석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불참 의사를 밝혔다.

하차와 별개로 출연진 명단을 둘러싼 혼선도 불거졌다. 밀리 바닐리 측의 조디 로코는 자신들이 출연 요청을 받은 적이 없는데도 명단에 이름이 올라갔다고 밝혔다.

로코는 AP통신에 보낸 이메일에서 “나와 내 여동생은 ‘밀리 바닐리’가 출연진 중 하나로 올라간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출연진 발표 자료에는 밀리 바닐리의 원년 프런트맨 파브 모반의 사진이 포함됐지만, 모반이 실제로 행사에 출연할 계획이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NYT는 전했다.

[워싱턴=AP/뉴시스] 5월 17일 워싱턴 내셔널 몰에서 건국 25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열린 '국가재헌정 250'  기도회 행사에서 트럼프대통령의 동영상 메시지 낭독에 보수파 참가자들이 열렬히 환영하고 있다.  2026. 05. 18. 
주최 측은 행사가 비당파적 성격이라고 반박했다. 프리덤 250 대변인 레이철 라이스너는 “프리덤 250은 미국의 역사를 기리고 모든 미국인이 참여하는 대표 기념행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출연을 철회한 아티스트와 매니저들을 상대로 복귀 가능성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히트곡 ‘고나 메이크 유 스웨트’로 알려진 C+C 뮤직 팩토리는 출연 여부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드보컬 프리덤 윌리엄스는 처음에는 행사가 트럼프 행정부 주도로 기획됐다는 사실을 알고 불참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후에는 비판 여론에 맞서 공연에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NYT는 전했다.

현재 명단에 오른 다른 출연진으로는 바닐라 아이스, 플로 라이다, 컨트리 가수 마티나 맥브라이드, 록밴드 포이즌의 프런트맨 브렛 마이클스 등이 있다. 바닐라 아이스는 과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 새해맞이 행사에 참석한 바 있다.

미국 대중문화계에서 트럼프 관련 행사 출연 여부는 사실상 지지 또는 거부의 메시지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스포츠팀의 백악관 초청 참석 여부가 논쟁이 됐고, 여러 유명 가수들은 트럼프 캠프가 유세나 소셜미디어 게시물에 자신들의 음악을 쓰지 말라고 요구해왔다. 지난해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존 F. 케네디 공연예술센터에 대대적인 변화를 추진한 뒤 일부 아티스트들이 예정된 공연을 취소하기도 했다.

이번 논란도 트럼프 관련 행사 출연 여부가 미국 대중문화계에서 정치적 지지 또는 거부의 메시지로 받아들여져 온 흐름과 맞닿아 있다고 신문은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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