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콘텐츠 1만원 투자해도 고작 3500원 회수…사용료 기준 다시 짜야"

기사등록 2026/05/28 17:30:00

한국미디어경영학회, 유료방송 콘텐츠 대가 개선 세미나

유료방송 성장 둔화 속 방송채널 제작기반 약화

매출연동제·약관가 비율제 등 산정 방식 제시

업계 “할인가 기준으론 한계…선계약 원칙 필요”

[서울=뉴시스] 김용희 선문대 교수가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28일 개최한 ‘유료방송 콘텐츠 거래 시장의 지속가능성과 개선을 위한 방안’ 정책세미나에서 프로그램 사용료 단가 정상화와 선계약-후공급 제도화 필요성을 담은 ‘유료방송 콘텐츠 거래 시장 분석과 제언’을 발표했다.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으로 유료방송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 지급되는 프로그램 사용료 산정 구조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료방송 플랫폼과 콘텐츠 사업자가 함께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시장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려면 프로그램 사용료 기준을 명확히 하고 선계약-후공급 구조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미디어경영학회는 28일 ‘유료방송 콘텐츠 거래 시장의 지속가능성과 개선을 위한 방안’ 정책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김용희 선문대 교수는 ‘유료방송 콘텐츠 거래 시장 분석과 제언’을 주제로 발표하고 프로그램 사용료 단가 정상화와 선계약-후공급 제도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 유료방송 성장 둔화…PP도 위기 봉착


유료방송 시장의 재원 구조는 지난 10년간 크게 바뀌고 있다. 방송광고 매출은 줄어든 반면 유료방송 수신료와 홈쇼핑 송출수수료 비중이 커졌고, 글로벌 OTT 확산과 가입자 성장 둔화로 플랫폼 전반의 성장 여력도 약해지는 흐름이다.

김용희 선문대 교수는 지난 10년간 IPTV를 중심으로 유료방송 플랫폼의 외형은 커졌지만, 시장 전체가 과거와 같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케이블TV(SO)는 매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에 직면했고, IPTV 역시 고성장 국면이 약해지는 상황이다.

문제는 콘텐츠를 공급하는 PP의 제작 기반도 함께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김 교수 발표에 따르면 PP 콘텐츠 투자액 대비 회수율은 10년째 35% 안팎에 머물렀다. 2024년 PP 산업 전체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됐고, 매출원가율도 약 80%까지 올라 콘텐츠 제작비 부담이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유료방송 플랫폼이 성장 한계에 부딪히고 PP의 제작 기반까지 약화되면 결국 시장 전체의 콘텐츠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 교수는 프로그램 사용료 정상화를 단순한 사업자 간 수익 배분 문제가 아니라 유료방송 콘텐츠 거래 시장의 지속 가능성과 연결된 과제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사용료 산정 체계 바꿔야…매출연동제·약관가 비율제 대안으로


유료방송 콘텐츠 거래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프로그램 사용료 산정 체계 정비가 제시됐다. 김 교수는 방송사업매출액의 35~50%를 프로그램 사용료 산정대가로 정하는 매출연동제와, 이용약관 상품가격의 50% 수준을 대가로 정하는 약관가 비율제를 제안했다.

매출연동제는 실제 방송사업매출을 기준으로 삼는 방식이다. 유료방송 플랫폼의 매출과 프로그램 사용료를 연동해 콘텐츠 공급 대가를 산정하자는 취지다. 약관가 비율제는 정부에 신고하거나 승인받은 상품별 이용요금, 즉 약관에 등재된 가격을 기준으로 프로그램 사용료를 산정하는 방식이다.

김 교수는 두 방식 모두 프로그램 사용료 단가에 일정 비율을 적용해 사업자별로 산정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매출연동제의 경우 사업자별 매출 차이가, 약관가 비율제의 경우 약관가 인플레와 할인·번들 보정 필요성이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제도 개선 과제로는 프로그램 사용료 정상화와 선계약-후공급 법제화가 꼽혔다. 김 교수는 2021년 같은 주제의 연구에서 제시했던 정책 제언 가운데 약관 신고제, 영상콘텐츠 세액공제 확대, 동일 기준 채널평가 가이드라인 시행 등은 이행됐지만 선계약-후공급 의무화와 프로그램 사용료 정상화 가이드라인 정착 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고 봤다.

이에 22대 국회 규제완화 입법 흐름과 맞춰 PP·콘텐츠 진흥 패키지를 함께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약관가 기준을 대가 산정해야…선계약-후공급 안착 필요"

업계는 실제 할인 판매가를 기준으로 프로그램 사용료를 산정하는 현재 구조에서는 PP가 콘텐츠 공급 대가를 제대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유료방송사가 정부에 신고하거나 승인받은 이용요금보다 낮은 가격으로 방송상품을 판매하면 이를 기준으로 산정되는 프로그램 사용료도 함께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김세원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 정책기획실장은 토론에서 “현재 유료방송사들은 PP 사업자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정부에 신고하거나 승인받은 이용요금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방송상품을 시장에서 할인 판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할인 판매 여부나 할인 폭을 PP가 결정하지 못하는 만큼, 정부에 신고된 약관가를 기준으로 프로그램 사용료를 산정해야 콘텐츠 가치가 안정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고 봤다.

프로그램 사용료 산정 기준 정비와 함께 선계약-후공급 제도화 필요성도 제기했다. 현재처럼 PP가 콘텐츠를 먼저 공급한 뒤 계약 협상이 진행되는 구조에서는 PP의 협상력이 약해지고, 불리한 조건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선계약-후공급 제도화는 단순히 계약 절차의 순서를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방송콘텐츠의 정당한 가치가 방송상품 판매 가격에 사전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구조적 전제 조건”이라며 “약관가 비율제와 선계약-후공급 의무화가 함께 시행될 때 프로그램 사용료 정상화가 실질적인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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