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인프라 해체 공사 기술 기준·감리 체계·발주 관행 구조적 공백"
해체설계 의무화·표준품셈 정비·전문감리 신설 등 5대 개선 제시
학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고가 현장 작업자의 개인 과실이 아닌 노후 인프라 해체 공사의 기술 기준·감리 체계·발주 관행의 구조적 공백에서 비롯된 결과"라며 이같이 밝혔다.
학회는 사고의 근본 원인으로 ▲토목 구조물 해체설계 선행 의무 ▲적정 해체공사비 산정 체계 ▲토목 구조물 해체 감리의 전문성 기준 등 3대 구조적 공백을 꼽았다.
학회는 "일반 건축물과 달리 교량 등 구조·역학적으로 더 복잡한 토목 구조물 해체에는 철거 전 선행 해체설계 의무 규정이 없다"며 "반면 미국 토목학회(ASCE)는 이미 2024년 '교량철거 전용 기술지침'(MOP 157)을 별도로 제정해 철저히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계별 구조해석비, 임시 지지 구조물 설치비, 계측비 등이 표준품셈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저가 발주가 고착화되고 있으며 이는 구조물 철거 현장에서 안전 절차의 형식화 또는 고질적인 누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또 "건축물은 해체 전담 감리제도가 도입돼 있으나 난이도와 복잡도가 훨씬 높은 토목 구조물 해체 공사는 일반 신축공사와 동일한 건설사업 관리를 적용받아 철거 현장에 해체전문 전담감리가 부재한 실정"이라며 "토목 구조물 해체에 특화된 전문감리 자격기준조차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학회는 토목 구조물 해체공사 발주 시 '해체설계 선행 용역'을 의무화하고 이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해체 작업용 표준품셈 정비와 함께 고위험 해체 공사의 적정 공사비 보장 기준을 마련하고, 토목 구조물 해체 전담 감리자격 기준을 신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붕괴 등 이상 징후 발견 시에는 즉각적인 접근 차단과 함께 비접촉 원격점검을 우선 실시하는 절차를 의무화하고, 공적 안전점검에 초빙된 민간 전문가가 직무 수행 중 입은 피해에 대한 보상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승헌 학회장은 "제도가 현장을 따라가지 못하면 서소문 붕괴 사고와 같은 참사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며 "전국 유사 노후 교량이 수천 개에 달하는 만큼 이번 사고를 대한민국 인프라 안전 제도를 정비하는 마지막 기회로 삼고 정부·국회의 실효성 있는 법령 개정과 대안 마련에 전문 역량을 쏟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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