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 동결…성장률·물가 전망은 높여
"향후 적절한 시기 금리 인상할 필요 있어"
"한국 경제 성장, 반도체 사이클에 달렸다"
[서울=뉴시스]김래현 이정필 기자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 후 첫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이달까지 8회 연속 기준금리가 동결됐지만, 신 총재는 매파적인 메시지를 잇달아 내며 앞으로의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신 총재는 28일 오전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한 후 기자들과 만나 "통화정책에서 가장 힘든 것은 여러 목적이 상충할 경우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딜레마가 있을 때인데 이번은 예외적이다"며 "물가로 보나 성장으로 보나 환율, 부동산으로 보나 갈 길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신 총재는 "중동 사태 전개와 파급 영향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이번에는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중동 사태의 추이와 성장,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며 "향후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인상 사이클로의 진입을 예고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금리 인상의 시기와 속도는 앞으로 입수되는 데이터를 토대로 물가 상승 압력의 확대 정도와 경기 개선 흐름, 금융 안정 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총재는 최종적으로 금리가 어느 수준까지 오를지는 불확실하다고 했다. 그는 "(최종금리가) 3.50%가 될지, 그 밑이 될지, 그 위가 될지는 모른다"며 "계속 데이터를 봐야 하고 앞으로도 소통하겠다"고 전했다.
금통위는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0%에서 2.6%로 큰 폭 상향 조정했다.
신 총재는 "중동 전쟁이 올해 성장률을 0.4%포인트 정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예상보다 강한 반도체 경기와 IT 수출 확대가 성장률을 0.7%포인트 정도 높이고, 정부 추경과 증시 호황도 소비와 투자 증가 등을 통해 성장을 각각 0.2포인트와 0.1%포인트 높일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신 총재는 한국 경제 성장이 반도체 사이클 지속 기간에 달려 있으며, 이란 전쟁의 조기 해결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반도체가 단기간에 생산을 늘릴 수 있는 품목이 아니기에 일각에서는 상당히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반도체 호황으로 세수가 상당히 증가하고 국민 전체에 혜택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분기에 아주 좋은 성장 지표가 나왔고, 이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상향 조정했다"며 "중동 사태가 조기에 해결될 경우 올해 성장률이 2.6%보다 더 높게 나올 수 있다는 판단이 있다"고 했다.
금통위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2.2%에서 2.7%로 0.5%포인트 상향 조정했는데, 삼성전자 성과급이 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신 총재는 "삼성전자 성과급으로 구매력 증가를 통해 수요를 증가시켜 물가 상승 압력이 생길 수 있다"며 "노사 간에 회의를 하겠지만 양극화를 심화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신 총재는 1500원을 웃도는 원·달러 환율에 관해 "환율 쏠림에 대해서는 아주 단호하게 대처하고 용인하지 않겠다"면서 "그만큼 수단도 있고, 의지도 있고, 여러 가지 방법이 있기 때문에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두 개입도 여러 가지가 있고, 다른 여러 가지 수단이 있다"며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도 국내에서 상당히 발전하고 있는데, 추가적으로 개선을 시켜 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신 총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원화의 국제화를 추진해 제도권 안에 끌어들이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원화와 달러화 간의 시장을 거래할 때 실제 원화를 확보해 원금을 돌려주는 거래가 이뤄지게 되는 것으로, 원화 사용 범위가 더 넓어지고 양성화되고 투명화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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