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속초 초등학생 사망 사건 등 계기
교사 대부분이 현장체험학습 부정적 인식
교육부, 교원 면책 보장 등 관련 대책 마련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교육부가 소풍과 수학여행 같은 현장체험학습 관련 대책을 내놓은 배경으로는 교직사회에 확산된 소송 리스크 부담이 꼽힌다. 고의나 중과실이 아닌 불가피한 사고의 경우 교원을 법적 분쟁으로부터 보호해 현장체험학습 확대 유도에 나선다.
28일 교육부는 현장체험학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현장체험학습 업무를 지원하고 안전사고 발생시 교사의 소송 리스크를 완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같은 대책이 나온 배경으로는 안전 사고에 대한 부담과 이로 인한 현장체험학습 축소가 있다.
대표적인 사건이 강원 속초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사망 사건이다. 현장체험학습 중 한 학생이 전세버스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당시 담임교사는 인솔 중에 뒤를 한 차례만 돌아봤다는 점 등이 인정돼 1심에서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라는 실형을 선고 받았다. 이 교사는 2심에 가서야 금고 6개월에 선고유예가 결정됐다.
이 사건은 교직사회에서는 순식간에 전과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2023년 전남 목포에서도 유치원 현장체험학습 중에 유아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인솔교사에게 금고 8개월과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이처럼 현장체험학습 중 안전사고로 교사들이 유죄 판결을 받거나 고소·고발을 당하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교직사회에서는 소풍이나 수학여행 등의 현장체험학습을 지극히 조심스러워하고 활동 자체를 전면 축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실제로 교원단체의 설문조사 결과는 교사들이 느끼는 심리적 부담감이 얼마나 심각한지 고스란히 보여준다. 지난 5월 초등교사노조가 교사 2만19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무려 96.2%가 현장체험학습 추진에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체험학습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로는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9.8%가 ‘안전사고 발생 시 교사가 져야 하는 법적 책임에 대한 불안감’을 꼽았다.
이러한 전방위적인 불안감은 결국 일선 학교의 현장체험학습 축소라는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지난 5월 발표한 2026 현장체험학습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학교에서 숙박형 현장체험학습을 운영했다고 응답한 교사는 53.4%에 불과했다. 서울에서는 1331개 초·중·고에서 17%인 231개교만 올해 수학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다.
단 학생과 학부모들은 현장체험학습 확대를 희망하고 있었는데, 뉴시스 의뢰로 종로학원이 학부모 5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57.4%가 향후 현장체험학습 확대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는 75%가 학교에서 접할 수 없는 새로운 경험 때문에, 21.4%가 친구들과 교우 관계가 더 돈독해질 것 같아서, 1.8%가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여행을 갈 수 있어서 등을 골랐다.
교육 현장의 활동이 급격히 위축되자 정계와 정부도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월 국무회의에서 현장체험학습 축소 현상에 우려를 표했으며 교육부에 관련 대책을 주문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지역의 교육 행정을 책임지는 교육감 선거 후보들도 저마다 현장체험학습 관련 공약을 내걸었다.
교육부는 4월 말 교원단체와의 간담회에 이어 5월 초에는 교원, 학부모, 학생, 전문가가 모두 참여하는 ‘교육공동체 간담회’, 5월 말에는 교원단체 추가 간담회를 연달아 개최하고 관련 대책을 마련했다. 고의 또는 중과실이 아닌 경우 교사의 면책을 보장하고 안전사고 발생 시 법률 상담부터 소송 대응까지 전 과정에서 교사를 밀착 지원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안전사고로부터 교사를 두텁게 보호할 수 있게 해 여러 기대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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