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건 알겠는데, 수요일이라니”…‘문화가 있는 날’ 딜레마

기사등록 2026/05/28 09:33:25 최종수정 2026/05/28 09:48:24

인지도는 77.5%…적극 이용은 21.3%

경험자 87.2%는 정책에 만족 응답

[서울=뉴시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일 '문화가 있는 날'의 매주 수요일 확대 시행을 기념해 서울역에서 열린 '수요일은 문화요일, 문화로 놀자!' 공연에 참여해 기타를 연주하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2026.04.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좋은 건 알겠는데 수요일이라니….” 문화생활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현실의 문턱은 여전히 높았다.

정부 문화향유 정책인 ‘문화가 있는 날’ 인지도는 77.5%에 달했지만 실제 적극 이용자는 21.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 제약과 지역 격차, 정보 부족 등이 문화생활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6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문화 활동 및 문화생활 지원 정책 관련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1.6%는 “혜택이 있어도 일정이 맞지 않아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답했다. “지역에 따라 혜택 차이가 있다”는 응답도 82.0%에 달했다.

‘문화가 있는 날’ 정책 인지도는 77.5%로 높게 나타났고, 인지자의 상당수는 실제 이용 경험도 있었다. 다만 이용 분야는 영화 관람(45.5%·중복응답)에 집중됐다. 반면 지역 축제·문화행사 참여(12.6%), 공연 관람(12.1%), 박물관·미술관 방문(11.9%)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문화생활에 대한 잠재 수요는 높았다. 응답자의 74.6%가 평소 문화생활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고, 64.1%는 문화생활을 자기계발의 일종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 여가 활동은 OTT 시청, 휴식, 산책 등 개인 중심의 일상형 활동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서울=뉴시스] 다음 달부터 ‘문화가 있는 날’이 마지막 주 수요일 1회에서 매주 수요일로 확대된다. 박물관·미술관 야간 개방과 공연 할인, 심야 서점 등 문화 프로그램도 늘어난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등 주요 국립기관은 야간 개방과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민간 공연계도 관람권 할인과 잔여석 특별 할인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다만 영화관 등 민간 시설·기관의 부담 우려를 반영해 할인 운영은 자율 참여 방식으로 전환된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특히 “생활비를 아껴야 할 때 가장 먼저 문화비부터 줄이게 된다”는 응답은 62.5%에 달했다. “요즘 같은 고물가에는 문화생활을 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응답도 51.6%로 나타났다. 문화생활이 여전히 ‘우선 축소 지출 항목’으로 인식되고 있는 셈이다.

반면 향후 희망하는 여가 활동으로는 영화관 관람(39.9%·중복응답), 음악 공연(39.8%), 공연예술 관람(38.0%) 등이 높게 나타나 문화예술 향유 욕구 자체는 여전히 큰 것으로 조사됐다.

2030세대에서는 현장 체험형 문화 소비가 두드러졌다. 팝업스토어 방문 경험은 20대 44.0%, 30대 34.0%였으며 음악 공연 관람과 스포츠 경기 직관 경험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체험형 오프라인 콘텐츠가 젊은 세대의 새로운 문화 향유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는 흐름이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아시아 최초 대규모 개인전을 연 영국 시각미술가 데이미언 허스트(Damien Hirst) ‘진실은 없어 그러나 모든 것은 가능하지’ 전시 전경. 2026.03.18. pak7130@newsis.com


한편 ‘문화가 있는 날’ 이용 경험자의 87.2%는 정책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만족 이유로는 비용 절감 효과(63.5%·중복응답)가 가장 많이 꼽혔다. 다만 응답자들은 이용 가능 날짜를 주말·공휴일로 확대하거나 상시 할인 혜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특정 날 이벤트보다 상시 이용 가능한 혜택이 더 좋다”는 응답은 71.2%에 달했다. 문화생활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존재하지만, 시간과 비용, 접근성의 벽 앞에서 많은 이들이 여전히 공연장 대신 OTT를 선택하고 있는 현실이 드러난 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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