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부산 47㎞ 주행…12기통 엔진 정숙에 강렬
높은 눈높이서 즐기는 '매직 카펫 라이드'
최고급 소파 닮은 2열, 영 리치 사로잡은 비결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롤스로이스는 전통적으로 팬텀(Phantom), 고스트(Ghost), 스펙터(Spectre) 등 '보이지 않는 존재'의 이름을 차명으로 사용해왔다.
초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컬리넌(Cullinan)'은 이러한 전통에서 벗어난 최초이자 유일한 모델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된 세계 최대 크기의 다이아몬드 원석에서 이름을 따왔다.
지난 27일 울산 울주군에서 부산 해운대까지 이어지는 약 47㎞의 도로에서 컬리넌을 몰았다.
롤스로이스가 기존 작명 관행에서 벗어날 만큼 이 차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 이유가 궁금했다.
◆높은 시야가 주는 여유…"더 하이 보디 카"
컬리넌에 오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높은 시트 포지션이다.
일반 SUV보다 높은 아이포인트는 도로 상황을 넓게 조망할 수 있는 시야를 제공한다.
롤스로이스가 컬리넌을 두고 '더 하이 보디 카(The High-Bodied Car)'라고 부르는 이유를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실내로 시선을 돌리면 조수석 대시보드 컬리넌 로고 아래로 나무 소재 트림이 이어진다.
손끝으로 가볍게 훑어보면 가공된 목재 특유의 서늘하고 자연스러운 결이 그대로 전해진다.
초럭셔리 브랜드다운 소재와 마감 품질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시속 100㎞ 넘어서자 드러난 V12 존재감
6.75ℓ 트윈터보 V12 엔진을 얹은 컬리넌은 평상시에는 철저히 조용하다.
도심 구간에서는 전기차로 착각할 정도의 정숙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고속도로 진입 후 가속 페달을 깊게 밟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시속 100㎞를 넘어서자 계기판 수치가 빠르게 상승했다.
2.7t에 달하는 차체에도 가속은 예상보다 민첩했다.
차체가 노면 충격을 효과적으로 걸러내며 부드럽게 미끄러지는 듯한 감각도 인상적이었다.
엔진음은 크게 들리지 않았지만 12기통 엔진 특유의 두터운 힘은 운전자에게 분명하게 전달됐다.
정숙함 속에 숨겨진 강력한 성능이었다.
◆매직 카펫 라이드…"노면과 거리를 둔 듯한 승차감"
롤스로이스의 대표적인 특징은 '매직 카펫 라이드(Magic Carpet Ride)'다.
노면의 충격을 에어서스펜션이 효과적으로 흡수해 '마치 구름 위를 달리는 듯한 승차감'을 제공한다는 의미다.
컬리넌에서도 이러한 특성이 그대로 구현됐다.
비가 내리는 해안도로의 크고 작은 요철을 지날 때도 차체 움직임은 차분하게 유지됐다.
지면과 일정한 거리를 둔 채 부드럽게 이동하는 듯한 감각이 이어졌고, 높은 시야와 결합되며 대형 SUV만의 안락함을 느끼게 했다.
◆소파 같은 뒷좌석…차 안 가득 채운 입체 음향
시승을 마친 뒤 잠시 뒷좌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착석과 동시에 일반 자동차 좌석보다는 고급 라운지의 소파에 가까운 인상이 전해졌다.
가족용 차량을 찾는 고자산가 소비자들이 컬리넌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오디오 시스템의 완성도도 인상적이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마치 눈앞에서 직접 이야기하는 듯 선명하게 전달됐다.
차량 내부라는 사실을 잊게 할 만큼 높은 음향 몰입감을 제공했다.
스피커 시스템이 단순한 음향 장비를 넘어 공간의 분위기 자체를 바꾸는 듯했다.
이처럼 컬리넌은 단순한 SUV가 아닌 롤스로이스의 새로운 상징으로서 존재감을 보여준 모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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