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전야' 카카오…계열사 노조 연쇄 성명 폭탄에 '공동 총파업' 기로

기사등록 2026/05/27 10:23:59 최종수정 2026/05/27 11:24:25

카카오 노조, 본사 2차 조정 직전 '디케이테크인' 구조조정 규탄 성명

엑스엘게임즈 이어 연쇄 성명전…사측 2% 인상안에 "사실상 임금 삭감" 반발

오늘 오후 3시 운명의 회의…합의 불발 시 창사 이래 첫 '그룹 전면 파업'

[성남=뉴시스] 김명년 기자 =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조합원들이 20일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5.20. kmn@newsis.com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카카오 본사 노사가 오늘(27일) 2차 조정을 앞둔 가운데 노조가 계열사 노조원들의 불안한 고용 실태와 사측의 교섭 태도를 공개적으로 문제 삼고 나섰다. 사측을 향한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이는 모양새다. 카카오 그룹 전반의 노사 관계가 심상치 않은 기류에 휩싸이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 이하 '노조')는 27일 오전 성명을 통해 "디케이테크인에서 반복되고 있는 고용 불안과 경영 실패, 저임금 구조를 강력히 규탄한다"라며 "책임 있는 경영과 고용안정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디케이테크인은 카카오의 IT 서비스 운영·개발 등을 담당하는 카카오 자회사다. 이달 초 카카오 본사와 함께 임금 교섭 결렬된 법인 5곳 중 하나다. 이미 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결정으로 쟁의권을 확보했다. 조합원 파업 찬반투표도 통과해 언제든 파업에 돌입할 수 있는 상태다.

노조는 디케이테크인의 임금 교섭 과정에서 문제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낮은 임금 인상안과 평가등급 하향, 구조조정 우려가 겹치며 직원들의 불안이 극에 달했다는 설명이다.

노조에 따르면 디케이테크인과의 올해 임금협상은 지난달 30일 최종 결렬됐다. 회사는 올해 1월 시작된 교섭에서 지난달이 돼서야 겨우 임금 인상안을 내놨다. 사측이 제시한 총 재원은 2%(추가 0.5%) 수준이다.

노조는 이를 두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올해 기준중위소득 인상률 6.51%와 최저임금 인상률 2.9%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는 주장이다.노조는 "중간 평가 기준으로 보면 실제 체감 인상률은 1%대 후반에 불과하다"라며 "물가상승률조차 따라가지 못하는 사실상의 실질임금 삭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현재의 위기가 단순한 경영 악화가 아니라 반복된 경영 실패와 무리한 사업 추진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내부에서 수익성과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음에도 일부 대외사업이 강행됐고 그 결과 손실과 과중한 업무 부담이 현장 노동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시간 관리 부실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일부 프로젝트에서는 정상적인 업무 기록조차 어려운 상황이 반복됐고, 이 때문에 직원들이 별도 엑셀 파일로 노동시간을 기록하는 촌극이 벌어졌다는 것. 노조는 고용노동부 진정과 근로감독 요청도 검토 중이다.

인사 평가, 고용 불안 문제도 제기했다. 노조는 교섭 과정에서 '16% 감축', '약 121명 감축 목표'라는 내용이 포함된 내부 자료를 확인했다며 구성원들의 불안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또 노조는 디케이테크인이 이원주 대표의 직무배제 이후 사실상 의사결정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은 "실질적 결정권자가 없는 상황에서 권한 없는 실무진만 조정 자리에 남겨졌다"며 "지회는 카카오 차원의 책임 있는 경영진 참여를 요구했다. 하지만 카카오 또한 이를 거부했고 결국 노동위 조정은 사실상 파행적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디케이테크인 측은 "크루유니언과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성남=뉴시스] 김명년 기자 =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조합원들이 20일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5.20. kmn@newsis.com

노조는 전날에도 엑스엘게임즈를 향해 성명을 내고 임금 교섭 과정과 고용불안 문제를 정조준해 비판했다. 이날 디케이테크인까지 계열사 성명전이 이어지면서 본사 2차 조정을 앞둔 카카오 노사 간 긴장감도 한층 높아지는 분위기다.

카카오 본사 노사는 이날 오후 3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2차 조정 회의를 시작한다.

앞서 본사 노사는 지난 18일 1차 조정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다만 양측의 요청에 따라 조정 기일을 한 차례 연장했다. 이날 조정마저 합의가 불발되면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쥐게 된다. 카카오 본사에서 실제 파업이 일어난다면 이는 창사 이래 첫 사례로 기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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