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격전지]"첫 연임" 이민근 vs "첫 여성" 천영미…안산시장 접전

기사등록 2026/05/28 07:00:00 최종수정 2026/05/28 07:28:26
[안산=뉴시스] 이민근 국민의힘 안산시장 후보(사진 왼쪽)와 천영미 더불어민주당 안산시장 후보.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안산=뉴시스]우은식 기자, 장서연 인턴기자 = "한번 해본 사람이 낫지~. 안산이 민주당 실험실도 아니고" "아니죠 형님, 그래도 대통령이랑 당이 같아야죠"

선선한 바람이 불던 초여름 저녁, 안산 고잔동의 한 먹자골목에서 만난 60대 주민들 사이에서는 설왕설래가 오갔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이라고 불리는 안산시지만, 현 시장인 국민의힘 이민근 후보 또한 4년간 안정적으로 시정을 운영해왔다는 평이 나오면서 결과를 쉽게 예단하기 어려워졌다.

실제 지난 16일부터 17일까지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민근 후보가 43.6%, 민주당 천영미 후보가 41.2%를 기록하며 오차범위 내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이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다.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후 처음으로 맞이한 지난 주말, 두 후보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

이번 선거는 안산시 최초 여성 시장에 도전하는 천 후보와 안산시 최초의 연임 시장에 도전하는 이 후보의 양강구도로 관심이 뜨겁다.

[안산=뉴시스] 장서연 인턴기자 = 안산시장 이민근 후보가 고잔동 먹자골목 인근에서 집중유세를 펼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연휴 시작 첫날인 23일 오후, 이민근 후보의 집중유세가 진행되던 고잔동 먹자골목 인근에서는 두 후보에 대한 토론이 한창이었다.

60대 A씨는 민주당 천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 전망하면서도 이 후보에 한 표 던지겠다고 밝혔다. "4년 전에는 분명 어부지리로 이 후보가 당선된 것이 맞다. 그렇지만 (이 후보가) 임기 내내 잘해왔다"고 그 이유를 전했다.

실제로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 공천 결과에 불복한 윤화섭 후보의 무소속 출마로 표가 분산되며 민주당은 쓰라린 패배를 마주했다. 이 후보는 46.53% 대 46.45%로 단 0.08% 포인트(181표) 차이로 당선됐다. (당시 개표에서는 181표 차였으나 민주당 제종길 후보가 제기한 소청을 받아들여 재검표한 결과 최종 179표 차이로 당선이 확정됐다)

A씨는 “안산시장은 지금까지 끝나면서 항상 사건사고가 있었는데 이민근은 그런 사고도 없었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일행 B씨는 “이민근도 아직은 모른다. 더 지나봐야 안다"며 "원래 시가 잘 되려면 중앙정부와 잘 맞아야 한다. 하나라도 더 받아오려면 중앙정부를 따라가는게 낫다"고 천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안산시 상록구에 거주하는 한 70대 유권자는 "천 후보는 3선 경기도 의원이지만 의정만 해봤지, 행정경험이 없다. 주변 사람에 많이 휘둘릴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이민근은 이미 (시정을) 해봤고 잘해왔다. 안산이 민주당의 실험실도 아니고 굳이 모험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안산=뉴시스] 장서연 인턴기자 = 안산 메타열정유 행사장을 찾은 이민근 후보가 시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또 다른 유권자 C씨 또한 이 후보의 지난 4년 간의 시정 운영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재임 당시 안산선 지하화와 경제특구 지정 등 많은 것을 성공했다"며 "당연히 연임으로 이를 완성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근 후보 또한 연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후보는 이날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수도권 지방 정부 중 안산만 유일하게 연임이 없다. 이번 연임으로 중단 없는 안산의 발전을 이루겠다"며 당당하게 포부를 밝혔다.

실제 지방선거 도입 첫해인 1995년 제 1회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민주당 송진섭 후보가 2002년 제 3회 지선에서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바꿔 당선된게 유일한 중임 시장 기록이다.

이외 선거에서는 ▲박성규(새정치국민회의·1998) ▲박주원(한나라당·2006) ▲김철민(민주당·2010) ▲제종길(새정치민주연합·2014) ▲윤화섭(더불어민주당·2018) ▲이민근(국민의힘·2022)  등 각각 다른 후보가 당선됐다.
[안산=뉴시스] 장서연 인턴기자 = 유세 현장에 결집한 이민근 후보의 지지자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다음날 24일 민주당 천영미 후보의 백운동 집중유세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천 후보의 지난 경력에 후한 점수를 줬다.

천 후보는 사회복지사 출신으로 경기테크노파크 전략사업본부장을 거쳐 경기도의원 3선을 역임했다.

안산에서 사업체를 운영한다는 윤영실(51) 씨는 "테크노파크 재직 당시에도 기업의 애로점을 최대한 해결하려는 태도가 느껴졌다"며 "(사회복지사 출신이기에) 저소득층을 위한 정책도 잘 추진할 것 같다. 그런 세심함에 지지하게 됐다"고 지지 이유를 밝혔다.

일부 유권자들은 정부에서 경기도로, 다시 경기도에서 안산시로 이어지는 낙수효과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무당층이라 밝힌 방철만(60대) 씨는 "경기도지사도 아마 민주당 추미애 후보가 인지도가 있어 될 것 같다"면서 "대통령, 경기도지사, 안산시장이 모두 민주당이면 예산을 끌어오기에도 더 수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안산=뉴시스] 장서연 인턴기자 = 26일 오후 추미애 경기도지사 후보와 천영미 안산시장 후보, 김남국 안산갑 국회의원 후보의 합동유세가 진행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이 후보의 지난 4년간의 시정 운영에 대해서는 "(이 후보가) 노력한 것은 알지만 아무래도 야당 인사이기에 정부와 밸런스가 안 맞았던 거 같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안산 토박이라 밝힌 직장인 박모(25) 씨는 여야간 균형에 방점을 뒀다.

박씨는 "지난 총선 이후 여당이 강한 힘을 가지게 되면서 법안들이 졸속 통과되는 모습에 아쉬움을 느꼈다"며 "정치적 균형을 위해 야당에 표를 던지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귀화해 요양보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중국 동포 함모 씨는 "때때로 조선족에 대한 차별을 느낄 때가 있다"며 "이를 개선해 줄 사람을 원한다"고 밝혔다.
[안산=뉴시스] 장서연 인턴기자 = 비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추미애 경기도지사 후보와 천영미 안산시장 후보의 합동유세 현장에는 지지자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재판매 및 DB 금지

현행법상 영주권 취득 후 3년이 경과하고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외국인 등록대장에 오른 18세 이상의 외국인은 이번 지방선거에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안산시에 등록된 외국인 유권자 수는 전국 최대 수준인 1만174명이며, 전체 유권자인 55만1160명의 1.8%를 차지한다.

지난 선거에서 179표의 박빙 승부가 펼쳐졌고, 이번 선거에서도 여론조사 결과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인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 유권자의 표심이 당락을 좌우할 수도 있다.

원곡동에서 행정사무소를 운영하는 D씨는 "외국인들은 공약을 이해 못하면서도 외국인 살기 좋게 해준다니까 무조건 1번을 뽑는다고 한다"고 말했다.
[안산=뉴시스] 장서연 인턴기자 = 안산 원곡동 다문화길에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현수막이 게시되어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원곡동 다문화거리에서 소매업에 종사하는 E씨 또한 "인근 식당을 가보면 조선족들은 거의 다 1번을 뽑는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안산시의 1호 다문화 시의원인 황은화 후보 때문에 '집단 투표' 양태가 나타날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 동포 출신인 황 후보는 지난 2022년 비례대표로 안산시 의원에 당선된 데 이어 이번 선거에서는 경기도 의원에 도전한다.

E씨는 "황 후보가 지난 4년동안 원곡동을 위해 의정활동을 열심히 했다"며 "같은 여성 후보이고 같은 민주당인 천영미 후보를 뽑아야 원곡동과 조선족이 함께 잘되지 않겠냐는 의견이 많다"고 덧붙였다.

오는 29일과 30일 사전 투표에 이어 내달 3일 치러지는 본선거에서 안산시 유권자들은 누굴 선택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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