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기주 인턴 기자 = 이집트에서 영국으로 향하던 여객기가 비행 중 화재 경보로 인해 이탈리아 로마에 비상 착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승객 한 명이 대형 참사를 부를 뻔한 위험천만한 실수를 뒤늦게 자백했기 때문이다.
지난 23일(현지 시간) 뉴욕포스트,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집트에서 출발해 영국으로 향하던 이지젯(EasyJet) 여객기 기장은 비행 중 승객 180명을 향해 "기내에 있어서는 안 될 물건이 있다"는 불길한 안내 방송을 내보냈다. 방송 직후 여객기가 행선지를 바꿔 로마를 향해 급강하하기 시작하자 기내는 순식간에 공포와 혼란에 휩싸였다.
당시 아내와 함께 탑승했던 한 승객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비행기가 방향을 바꾸고 하강하기 시작해 최악의 상황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며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승객들이 공포에 떨던 중, 한 여성 승객이 자신의 실수를 고백하면서 회항의 진짜 이유가 밝혀졌다. 이 승객은 부치는 짐(위탁 수하물)에 리튬 이온 보조배터리를 넣었으며, 심지어 그 배터리가 가방 안에서 다른 전자기기를 ‘충전 중’인 상태라고 털어놓았다.
리튬 이온 배터리가 포함된 보조배터리와 휴대용 충전기는 폭발 및 화재 위험성 때문에 전 세계 모든 항공사에서 위탁 수하물로 부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특히 밀폐된 가방 안에서 기기를 충전하며 작동 중인 상태라면 과열로 인한 화재 가능성이 극도로 높아진다.
만약 배터리 화재가 승객들이 탑승한 객실(기내)에서 발생한다면 승무원이나 승객들이 연기를 즉시 발견하고 물이나 음료를 부어 진화할 수 있다. 반면 감시의 눈길이 닿지 않는 비행기 하부 화물칸에서 불이 시작될 경우, 항공기 구조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때까지 화재 사실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해 걷잡을 수 없는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기장 역시 화물칸 내 배터리 과열 및 화재 가능성을 인지하고 즉각 비상 착륙을 결단한 것이다.
이지젯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기장이 안전 규정에 따라 예방 조치로 회항을 결정했다"며 "항공기는 로마에 안전하게 착륙했으며 승객들은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하차했다. 승객들에게는 호텔 숙박과 식사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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