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일 색상 따라 '영감과 사색' 분리
'아틀리에'서 나만의 차 설계
[부산=뉴시스] 신항섭 기자 = '차를 파는 곳'이라는 전시장의 고정관념을 깼다.
롤스로이스모터카는 부산 해운대 쇼룸을 갤러리와 라운지, 맞춤 제작 공간을 결합한 복합 경험 공간으로 새단장하고 초고가 럭셔리 브랜드만의 차별화된 고객 경험 강화에 나섰다.
26일 새롭게 단장한 롤스로이스 부산 쇼룸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차가 아닌 까치와 호랑이가 눈에 들어왔다.
롤스로이스는 부산 쇼룸의 이번 리뉴얼을 위해 한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했다.
까치와 호랑이 작품은 뒤쪽에 거울을 배치해 꼬리 끝까지 형상이 이어지도록 설계됐다.
보는 각도에 따라 옆에 선 차가 비치기도 하고, 보는 사람 자신이 화면 속으로 걸어 들어가기도 한다.
롤스로이스는 "단순히 차량을 전시하는 공간이 아니라 장인 정신과 문화를 함께 누리는 공간을 만드는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영감을 얻고 이를 바탕으로 차를 완성한다는 것이다.
공간을 천천히 걷다 보면 발밑이 달라지는 걸 느낄 수 있다. 밝은 회색 타일에서 어느 순간 검은색 타일로 넘어간다.
김용 롤스로이스모터카 브랜드매니저는 "밝은 쪽은 차를 보며 영감을 받는 공간, 어두운 쪽은 그 감흥을 조용히 정리하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검은색 구역 안쪽에는 '스피크이지 바'가 있다.
커피 한 잔을 손에 쥐고 앉아, 방금 전 눈에 담은 것들을 소화하는 자리다.
전시장 중앙에는 '캐비닛 오브 큐리어시티'가 자리한다.
세계 롤스로이스 전시장에 공통으로 존재하지만, 내부 오브제는 각 나라·딜러의 특성에 맞게 다르게 구성된다.
부산 쇼룸은 현재 한국 및 부산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꾸몄다.
이곳의 테마에 대해 김 매니저는 "심플하면서도 자극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브제는 주기적으로 교체된다. 오늘의 전시품들이 다음에 오면 못 볼 수도 있다는 뜻이다.
◆ 영감을 나만의 차로 완성하는 곳 '아틀리에'
공간의 마지막은 '아틀리에'다.
고객이 브랜드 전문가와 나란히 앉아 자신의 차를 처음부터 끝까지 설계하는 곳이다.
대형 화면에는 차체 색상, 내장 가죽, 스티치 컬러, 스타라이트 헤드라이너 유무가 실시간으로 반영된다. 선택지를 바꿀 때마다 화면 속 차도 변경된다.
벽에는 실제 가죽 샘플이 빽빽하게 꽂혀 있었다.
색깔은 달라도 가죽은 하나, 최고 등급 한 종류만 쓴다는 설명이 붙었다.
기자가 "컴퓨터 화면과 실제 차가 다르게 나오면 어떡하냐"고 묻자, 김 매니저는 "샘플이 실제 차에 들어가는 것과 동일하다"고 자신했다.
옵션 표에 없는 색상이나 소재를 원하는 고객은 서울 프라이빗 오피스로 연결된다. 전 세계 5곳에만 있다.
◆ "한 번 타보면 더 많이 요구하게 됩니다"
김 매니저는 재구매 고객이 절반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그는 "처음엔 어떤 옵션을 넣어야 할지 막막해하시다가, 한 번 받아보시고 나면 '이것도 가능하구나, 다음엔 이것도 해봐야지'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업사원들이 점점 더 힘들어진다"고 했다.
차량 인도까지는 옵션에 따라 수개월에서 최장 2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세상에 단 한 대만 존재하는 코치빌드 모델은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기다리는 동안 롤스로이스 전용 앱 '위스퍼'를 통해 생산 과정 일부를 확인할 수 있다.
원하는 고객은 영국 굿우드 공장을 직접 찾아 자신의 차가 완성되는 현장을 눈으로 볼 수도 있다.
주문에서 인도까지, 롤스로이스는 그 과정 자체도 경험으로 설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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