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평년보다 20∼30만 명 줄어든 약 150만 명 순례 전망
이란, 평소 8만 7000명 보다 적은 약 3만 명 참가 예정
사우디, 인파 제한·방공망 구축 등 안전 안보 관리 고심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과 전쟁 중인 가운데 무슬림들이 의무적으로 행해야 하는 이슬람의 다섯 기둥 중 하나인 성지순례(하지)가 25일 메카와 메디나에서 시작됐다.
올해 하지는 25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될 예정으로 약 150만 명의 순례객이 참여할 예정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순례 여권 담당관인 살레 빈 사드 알 무라바는 22일 해외에서 사우디아라비아로 입국한 순례객이 150만 명이 넘었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지난 3년간은 약 170만 명에서 180만 명의 순례객이 찾아 2월 28일 시작돼 잠시 휴전을 맞은 이란 전쟁이 계속되고 있어 다소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 성지순례, 지난 14세기 동안 취소·제한 약 40차례 불과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14세기 동안 하지가 취소되거나 제한된 경우는 약 40차례에 불과하며 마지막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었다.
100만 명 이상 순례자들이 1주일도 안 되는 기간 동안 한 곳에 모이는 하지는 복잡한 물류 문제를 일으킨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해외 순례자들에 대해 추첨제를 통해 인파를 제한하고 순례지에는 삼엄한 경비를 배치하며, 항공편, 숙박, 음식, 물,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고온 속에서 원활한 진행을 위해 고심해 왔다.
고온과 인원 밀집으로 인한 압사 사고가 벌어지기도 하지만 ‘이슬람 5대 기둥’ 중 하나인 성지순례는 지속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첫날 메카의 많은 순례자들은 인근 사막에 마련된 거대한 텐트 캠프에 모인다.
그에 앞서 순례자들은 무더운 날씨 속에 대모스크에 있는 정육면체 모양의 카바를 돌며 순례를 이어간다.
순례자들에게 하지는 깊은 감동을 주는 영적 경험이자 신의 용서를 구하고 과거의 죄를 씻을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진다.
많은 순례자들은 언젠가 하지를 행할 수 있기를 바라며 수년간 기도하거나 여행 허가를 받기 위해 돈을 모으고 기다린다.
많은 순례자들이 뜨거운 햇볕 아래서 종교 의식을 행하며 그늘을 만들기 위해 우산을 사용하고 휴대용 부채를 들고 다닌다.
자원봉사자들은 순례자들이 수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물병을 나눠주고 부채는 미세한 물안개를 뿌려준다.
하지 순례길에 오르기 전 일부 순례자들은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여정을 시작하면서 신앙에 의지하고 있으며 순례를 갈 수 있는 기회에 깊은 감사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하지는 다양한 인종, 민족, 언어, 경제적 계층의 수많은 무슬림들을 한자리에 모아 많은 이들에게 일체감을 선사한다.
순례의 절정으로 여겨지는 26일 순례자들은 아라파트 평원에 모여 신을 찬양하고 용서를 구하며 간절히 기도한다.
◆ 각 국 정부 전쟁 기간 방문 재고 요청·순례 지원 등 다양한 대응
미국은 자국민에게 성탄절 순례 참여를 재고해 달라고 촉구했다.
독일, 영국을 비롯한 여러 유럽 국가들도 사우디아라비아 여행 경고를 발령하며 전쟁 기간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을 자제하거나 방문할 경우 상황을 면밀히 주시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올해 하즈 순례에 22만 1000명의 순례객을 보내는 세계 최대 무슬림 보유국인 인도네시아는 순례객들의 방문을 허용하고 평소처럼 여행 및 기타 서비스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필요시 가동할 수 있는 비상 대피 계획을 마련해 두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쟁 중이어서 이란이 하지를 표적으로 삼을지도 관심인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란이 고의로 순례 행렬을 공격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한다고 독일 DW 방송은 최근 보도했다.
모든 무슬림에게 신성한 장소인 성지를 공격하는 것은 극도로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자 이란은 신정 국가이기 때문이다.
전쟁 상황이지만 이란도 약 3만 명의 순례객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할 예정으로 이는 평소의 약 8만 7000명 보다 줄어든 숫자다.
사우디 정부는 최근 성지 주변에 배치된 패트리어트 미사일 포대 사진을 공개했다. 고고도 미사일(사드)부터 드론 요격용 레이저 무기까지 모든 것을 갖춘 다층적인 방공 시스템을 갖췄다고 사우디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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