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잠정합의 투표 마감 D-1…가결 전망 속 '노노갈등·주주소송' 여진 남아

기사등록 2026/05/26 05:00:00

투표율 88% 돌파…가결 우세 속 비반도체·주주 반발 변수

메모리 6억 vs DX 600만원…사업부 간 '성과급 차이' 논란

동행노조 '투표 중지' 가처분·소액주주 법적 대응

삼성디스플레이·SDI도 들썩…그룹 전체로 번지는 성과급 요구 도미노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잠정 합의된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지방고용노동청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최승호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 위원장, 여명구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이 손을 맞잡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 노사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중재로 다시 임금협상에 나섰다. (공동취재) 2026.05.2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삼성전자가 '2026년 임금·단체협약 잠정 합의안' 찬반 투표 마감을 하루 앞두고 막판 기로에 섰다.

노조 투표율이 90%에 육박하며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노노 갈등과 주주 단체의 무효화 소송 추진, 그룹 전반으로 확산하는 성과급 도미노 등이 맞물리며 안팎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6일 삼성전자 초기업노조에 따르면 투표 마감(27일 오전 10시)을 이틀 앞둔 지난 25일 오후 4시30분 기준 찬반 투표율은 87.93%를 기록했다.

전체 투표권자 5만7301명 중 5만387명으로 5만명이 넘는 조합원이 이미 표결에 참여한 수치다.

과반 투표에 과반 찬성이면 합의안이 타결되는 만큼 투표 요건은 무난히 충족됐다.

업계에서는 다수인 초기업노조원의 80% 가량이 반도체 부문 소속이어서 가결 우세 관측이 나온다.

이번 합의안의 핵심은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사업 성과 10.5%를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으로 삼아 자사주로 지급하는 안이다.

합의안 가결 시 메모리사업부 직원(연봉 1억원 기준)은 자사주 형식의 특별경영성과급과 기존 OPI(초과이익성과급)를 더해 6억원 수준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스마트폰과 가전 등을 담당하는 DX 부문 직원들은 성과급이 약 600만원으로 메모리의 100분의 1 수준에 그치면서 사업부 간 형평성 논란이 크다.

적자가 예상되는 시스템LSI·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부도 DS 부문 공통 재원 분배에 따라 1억6000만원 가량의 특별성과급 등 총 성과급은 2억원 수준으로 메모리를 크게 밑돈다.

이에 DX 부문이 주축인 동행노조와 전삼노 수원지부는 비메모리 일부 및 DX 조합원들의 표심을 모아 조직적인 부결 운동을 이어가고 있어 표 분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찬반 투표가 부결되면 잠정합의안은 자동 무효가 되며 노사 관계는 다시 파업 국면으로 치달을 수 있다.

노조 간 사내 갈등이 전면화하자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정면돌파를 선택한 상황이다.

최 위원장은 조합원 공지를 통해 이번 찬반 투표의 결과와 상관없이 다음 달 내에 위원장직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자진해서 치르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직원의 성과급 논란과 함께 제기된 정계 진출설에 대해서도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으며 조합원들의 결집을 호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3대 노조인 동행노조는 이날 '찬반투표 절차 중지 등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을 예고해 변수로 등장했다.

동행노조는 사측과 협상 과정에서 초기업노조가 비반도체 직원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고, 협상에 나섰다고 주장하며 공동교섭단을 탈퇴해 협상안 투표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민경권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삼성전자 협약무효 및 이익기반 급여요구에 대한 대국민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2026.05.22. dahora83@newsis.com

여기에 외부 소액주주 단체의 가세는 사측과 노조 모두에게 새로운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가 제기한 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를 전격 수용했다. 명부 열람은 오는 27일 혹은 28일 서초사옥에서 진행된다

주주 단체 측은 회사의 영업이익에 연동한 성과 보상 체계가 이사회와 주주총회의 고유 권한인 이익 처분 행위를 침해했다며 이번 잠정합의가 법률상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주주명부를 확보하는 대로 임시주주총회 소집 청구 요건인 1.5% 이상을 모아 임시 주총 소집을 요구하고, 단체협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을 병행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이번 삼성전자 임단협은 노사 간의 협상을 넘어, 주주 권리 침해라는 법적 공방과 주주총회 표 대결로까지 번질 수 있다.

이러한 내부 갈등은 삼성전자 만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있다.

합의안이 그룹 내 계열사 간 성과급 보상 격차에 따른 반발로 이어지며 성과급 요구가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질 조짐도 보인다.

삼성전자 대비 낮은 처우를 받아온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주요 계열사 내부에서는 '삼성후자'라는 자조와 함께 성과급 산정 방식의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미 다수의 계열사 노조가 파업 가능성을 시사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하면서 삼성그룹은 각 계열사에서 동시다발적인 노사 진통이 발생하는 새로운 국면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