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정합의안 통합 투표율 87.93%
노조 내부선 '사업부별 소외론'도
3대 노조 "투표 가처분 신청" 추진
소액주주 단체도 임시주총 요구
잠정합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삼성전자의 2026년 임금·단체협약 잠정 합의안 찬반 투표가 마감을 이틀 앞두고 통합 투표율 88%에 육박하면서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도체 중심의 성과급 배분안을 둘러싸고 내부에서는 '메모리 쏠림' 논란에 따른 부결 운동과 투표 중지 가처분 신청 등 노·노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소액주주 단체까지 법적 대응에 나서며 논란이 외부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계열사 전반으로 성과급 형평성 문제까지 번지면서 이번 삼성전자 임단협이 그룹 전체 보상 체계와 노사 관계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5일 삼성전자 초기업노조에 따르면 투표 마감(27일 오전 10시)을 이틀 앞둔 이날 오후 4시30분 기준 찬반 투표율은 87.93%를 기록했다.
전체 투표권자 5만7301명 중 5만387명으로 5만명이 넘는 조합원이 이미 표결에 참여한 수치다.
지난 22일 오후 2시12분 모바일 등 전자투표가 개시된 이후 투표율은 줄곧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초기업노조의 이번 투표 열기는 개시부터 달아올랐다.
투표 시작 3시간30분 만에 전체 과반인 57.4%를 달성했고, 이튿날인 23일 오후에는 일찌감치 80% 선을 돌파했다.
이어 마감을 이틀 앞둔 이날 오후에는 5만명을 넘겨 88%에 육박해 조합원들의 막판 결집이 거세게 이어지는 모양새다.
이번 잠정 합의안은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사업 성과의 10.5%를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해 자사주 형태로 지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성과급 '가결'에 무게…비메모리·DX 반발은 '법정 다툼' 비화
업계에서는 초기업노조 조합원의 약 80%가 반도체 부문 임직원인 만큼 가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내부 반발도 만만치 않다.
동행노조와 전삼노 수원지부는 합의안이 메모리 중심의 성과급 교섭으로 변질됐다며 비메모리 및 DX 조합원들의 표심을 모아 부결 운동을 공식화했다.
여기에 초기업노조가 비반도체 직원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고, 협상에 나섰다고 주장하며 공동교섭단을 탈퇴한 동행노조는 '찬반투표 절차 중지 등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합의안에 따르면 메모리사업부 직원(연봉 1억원 기준)은 내년 특별경영성과급과 기존 OPI(초과이익성과급)를 더해 약 6억원의 성과급이 예상된다.
하지만 적자가 예상되는 시스템LSI·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부문의 특별성과급 규모는 1억6000만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또한 스마트폰과 가전 등을 담당하는 DX 부문 직원이 성과급은 600만원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투표 결과가 부결될 경우 합의안은 자동 무효가 되며 노사 관계는 다시 파업 국면으로 치달을 수 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찬반 투표 결과를 자신의 성적표로 삼겠다며 합의안 가결 여부와 관계없이 다음 달 내에 위원장직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치르겠다고 선언하며 강경 대응했다.
그러면서 최근 불거진 정계 진출설에 대해서도 "생각이 없다"고 전념 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결집을 호소했다.
◆소액주주 반발…계열사 성과급 요구도 '도미노' 확산
이러한 상황에서 외부 소액주주 단체의 가세는 사측과 노조 모두에게 새로운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가 제기한 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를 전격 수용했다.
명부 열람은 오는 27일 또는 2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들은 노조가 조합원 총투표를 거치듯 주주에게도 주주총회를 통해 성과급에 대한 의사를 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주 단체 측은 회사의 영업이익에 연동한 대규모 성과 보상 체계가 이사회와 주주총회의 고유 권한인 이익 처분 행위를 침해했다며 이번 잠정합의가 법률상 무효라는 것이다.
이들은 주주명부를 확보하는 대로 임시주주총회 소집 청구 요건인 1.5% 이상을 모아 임시 주총 소집을 요구하고, 단체협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을 병행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이번 삼성전자 임단협은 노사 간의 협상을 넘어 법적 공방과 주주총회 표 대결까지로 번질 수 있다.
특히 이번 삼성전자의 잠정 합의안은 그룹 내 계열사 전반의 성과급 보상 격차를 부각하며 노사 관계의 새로운 변곡점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 대비 낮은 처우를 받아온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주요 계열사 구성원은 '삼성후자'라는 자조와 함께 성과급 산정 방식의 형평성을 개선하라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이미 다수의 계열사 노조가 파업 가능성을 언급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함에 따라, 삼성그룹은 각 계열사에서 동시다발적인 노사 진통이 발생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됐다.
이번 삼성전자 임단협은 노사 간의 협상을 넘어, 주주 권리 침해를 둘러싼 자본시장 내 공방과 그룹 전반의 보상 체계 개편을 요구하는 대규모 노사 대결로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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