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44분 김경영 결승골 기록
우승 상금 15억2000만원 수령
공동응원단 포함 2670명 방문
[수원=뉴시스] 하근수 기자 = 북한 여자 축구 클럽으로 사상 처음 방한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하 내고향)이 도쿄 베르디(일본)를 꺾고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내고향은 2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도쿄와의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전에서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내고향은 처음 출전한 AWCL에서 챔피언에 올라 우승 상금 100만 달러(약 15억2000만원)를 챙기게 됐다.
AWCL은 2년 전 AFC가 여자 축구 활성화라는 국제적인 흐름에 맞춰 출범한 대회다.
올해 1월 대한축구협회는 AFC에 이번 대회 준결승과 결승전 개최 의향서를 제출했고, 지난 3월 수원FC 위민이 준결승에 진출하면서 개최권을 가져왔다.
경직된 남북 관계로 불참할 거란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내고향은 중국 베이징을 경유한 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북한 여자 축구 클럽으로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여자 축구대표팀으로 계산하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 스포츠 선수로 따지면 2018년 인천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그랜드 파이널스에 참가한 차효심 이후 8년 만이다.
내고향 선수단은 지난 20일 수원FC 위민과 남북 여자 축구 클럽 간 첫 대결에서 2-1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사흘 뒤인 이날 내고향은 조별리그에서 0-4 참패를 당했던 도쿄까지 꺾고 정상에 올랐다.
전반 44분 결승골을 터뜨린 김경영은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반면 준결승에서 직전 대회 준우승팀인 멜버른 시티(호주)를 3-1로 격파했던 도쿄는 결승전에서 내고향에 잡혀 고배를 마셨다.
도쿄는 준우승 상금 50만 달러(약 7억6000만원)를 받는다.
한편 이날 경기장에는 남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등 200여 개 단체로 꾸려진 '2026 AFC-AWCL 여자 축구 공동응원단'이 관중석을 메웠다.
경기장 주변 도로에는 내고향 선수단의 방한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리기도 했다.
공동응원단은 결승전 동안 막대풍선을 치고 환호를 보내며 내고향에 힘을 실어줬고, 수원종합운동장엔 총 2670명이 방문했다.
우승 직후 내고향 선수들은 준비해 온 인공기를 펼친 뒤 운동장을 돌며 기쁨을 만끽했고, 관중석에선 함성이 터져나왔다.
도쿄가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16분 시오코시가 마츠다 시노가 건넨 패스를 잡은 뒤 중앙으로 돌파했고, 오른발로 슈팅했지만 자세를 낮춘 골키퍼에게 막혔다.
아찔한 장면도 나왔다. 전반 32분 리수정이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발을 높게 든 신조 미하루와 충돌하고 쓰러졌다.
퇴장 여부를 두고 비디오판독(VAR)이 가동됐지만, 옐로카드에서 끝났다.
득점 없이 하프타임에 돌입하려던 무렵 내고향이 팽팽한 균형을 깨뜨렸다.
전반 44분 정금이 전방으로 연결된 롱볼을 몸싸움으로 지킨 뒤 패스했고, 김경영이 일대일 기회에서 오른쪽 구석을 노린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내고향이 다시 날카로운 장면을 만들었다. 후반 3분 문전으로 뛰어든 김경영이 정금의 크로스에 헤더를 시도했으나 골키퍼를 뚫진 못했다.
변화가 필요한 내고향도 후반 13분 리수정 대신 최금옥을 넣으며 고삐를 당겼다.
후반 22분 두 팀은 나란히 교체 카드 2장을 꺼내 승부수를 던졌다.
내고향은 후반 25분 김혜영의 크로스와 리명금의 헤더로 도쿄를 위협했다.
추가시간 4분이 주어졌지만 득점은 없었고, 내고향은 도쿄를 1-0으로 꺾고 우승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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