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도쿄와 AWCL 결승에서 1-0 승리
방한 소감 묻자 "오직 축구·경기만 생각"
[수원=뉴시스] 하근수 기자 = 북한 여자 축구 클럽으로 사상 처음 방한해 아시아 최강에 오른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이하 내고향)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국무위원장 겸 총비서에게 공을 돌렸다.
내고향은 2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도쿄 베르디 벨레자(일본)와의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에서 전반 44분 김경영이 터뜨린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하고 우승을 달성했다.
2년 전 정식 출범한 AWCL은 아시아 지역 여자 축구 클럽 최강팀을 가리는 대회다.
한국이 준결승과 결승 개최권을 따낸 가운데 내고향은 경직된 남북 관계로 불참할 거란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중국 베이징을 경유한 뒤 북한 여자 축구 클럽으로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여자 축구대표팀으로 계산하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 스포츠 선수로 따지면 2018년 인천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그랜드 파이널스에 참가한 차효심 이후 8년 만이다.
내고향은 지난 20일 수원FC 위민과 남북 여자 축구 클럽 간 첫 대결에서 2-1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고, 사흘 뒤인 이날 도쿄까지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아시아 정상에 오른 내고향은 우승 상금 100만 달러(약 15억2000만원)를 챙기게 됐다.
경기 종료 후 리유일 감독은 "내고향은 창립된 지 14년밖에 되지 않았다. 우리 팀이 아시아 1등에 오를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경애하는 (김정은) 총비서 동지와 당의 따뜻한 사랑과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우승으로)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어 정말 기쁜 마음을 금치 못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오늘 이 순간을 위해 어려운 고비를 이겨내면서 지휘에 따라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끝으로 우리가 1등을 할 수 있도록 성심성의로 지지해 주고 받들어준 가족들과 고마운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 17일 입국 이후 이날까지 한국에서 보낸 날들이 어떤 의미인지 묻는 질문에는 "AFC 조치로 이곳에 와서 경기했다. 나는 물론 선수단 모두가 오직 경기를 위해 분과 초를 아껴가며 노력했다. 오직 축구, 우승, 발전만 신경 썼고, 다른 건 신경 쓸 이유가 없었다"고 답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내고향은 내년 미국에서 열릴 2027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챔피언스컵에 출전한다.
리 감독은 "앞서 말씀드렸지만 내고향은 창립된 지 14년밖에 되지 않은 역사가 짧은 팀이다. 오늘 아시아 1등 팀으로서 세계로 진출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했는데, 그 감정과 격정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제 시상식은 끝났고, 새로운 도전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번 대회 경험과 교훈을 살려 세계 무대에서 보다 더 좋은 성과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김경영은 "최우수선수로 당선된 걸 긍지로 여긴다"며 "나 하나가 아니라 팀의 모든 선수, 감독, 동지들이 뒤에서 힘 있게 밀어줬기에 이런 성과를 이룩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 경험이 부족했지만 팀적으로 많이 발전했다"는 김경영은 "부족한 점을 퇴치하기 위해 노력해 세계 경기에서 또 좋은 성과를 거두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막바지 한국 취재진이 내고향을 '북측 여자축구단'이라고 표현하자 리 감독은 눈살을 찌푸리며 질문을 중단시키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triker22@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