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싶은 곳 자유롭게 갈 수 있게"…김아현, 들불상 수상

기사등록 2026/05/23 13:15:19

광주 들불정신·팔레스타인 저항 연결 수상 소감

평범한 삶에 대한 요구, 팔레스타인 연대 항해로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제21회 들불상 수상자로 선정된 평화활동가 김아현(활동명 해초·오른쪽)씨가 23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들불상 시상식에 참여해 상을 받고 있다. 2026.05.23.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우리는 그저 지중해를 건너 가자에 닿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조차 허락되지 않는 세상이라는 게 얼마나 이상한 일입니까."

제21회 들불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아현(27·활동명 해초)씨는 23일 열린 제21회 들불상 시상식에 참석해 자신이 경험한 가자 항해와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의 의미를 전했다.

청소년기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운동 현장에서 활동을 시작한 김씨는 최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연대 등 국제 평화운동으로 활동 범위를 넓혔다.

특히 전쟁과 봉쇄가 이어지는 가자지구에 구호물자와 연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국제 선단 활동에 참여하면서 주목받았다.

김씨는 지난해 10월8일 국제 인도주의 선단 '가자로 향하는 천개의 매들린 호(TMTG)' 소속 선박에 탑승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향하던 중 공해상에서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다.

이틀 뒤 자진 추방 형식으로 석방된 김씨는 가자지구 봉쇄 돌파 국제 선단에 참여한 첫 한국인이라는 점에서 국내외 평화·인권단체들의 관심을 끌었다.

김씨는 이달 초에도 다시 팔레스타인을 향한 항해에 나섰다. 동료 활동가들과 함께 구호선 '리나 알 나불시'(Lina Al-Nabulsi)호를 타고 가자지구로 향했으나 지난 19일 이스라엘군에 다시 나포됐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제21회 들불상 수상자로 선정된 평화활동가 김아현(활동명 해초씨가 23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들불상 시상식에 참여해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6.05.23. leeyj2578@newsis.com

하루 뒤 석방된 김씨는 태국 방콕을 경유해 22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김씨는 귀국 직후 "가자가 해방될 때까지 다시 항해를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들불열사기념사업회는 김씨의 이 같은 팔레스타인 평화 활동이 고립된 이들과 세계 시민을 연결하는 '생명의 끈'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며 지난 14일 제21회 들불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김씨는 수상 소감을 통해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의 의미를 전했다.

그는 1985년 광주 극단 토박이에서 활동하던 들불야학 출신 고(故) 박효선 열사가 팔레스타인 독립운동가 갓산 카나파니의 소설 '하이파에 돌아와서'를 공연한 사실을 언급하며 광주와 팔레스타인의 연대성을 강조했다.

또 올해 진행한 가자 항해 도중 겪은 이스라엘군의 탄압 사례를 전하며 팔레스타인의 '평범한 삶'을 위한 항해를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박 열사의 공연을 통해 이미 40년 전 광주 사람들은 팔레스타인이 단순한 분쟁 지역이 아니라 이스라엘 국가 폭력에 의해 추방과 말살의 고통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이번 수상이 더욱 의미 있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제21회 들불상 수상자로 선정된 평화활동가 김아현(활동명 해초씨가 23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들불상 시상식에 참여해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6.05.23. leeyj2578@newsis.com
이어 "올해 항해에는 54개국에서 온 세계 시민 500여 명이 70여 척의 배를 타고 지중해를 건넜다. 지금까지 시도된 항해 중 가장 큰 규모였다"며 "많은 활동가들이 이스라엘군의 고무탄에 맞았고 남성 참가자 상당수는 테이저건 공격까지 당했다. 하루에도 두세 번씩 가까운 곳에서 폭탄이 터지는 상황을 겪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또 "수천 명의 세계 시민들이 지중해를 건너려고 할 때마다 이스라엘 점령군은 매번 이를 가로막았다"며 "그러나 우리의 배는 느렸어도 모두가 끝까지 저항했기 때문에 결국 좌절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의 이유를 '평범한 삶'에 대한 요구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그런 용기를 내느냐고 묻지만 사실 우리는 단순한 마음으로 항해했다"며 "사람이 자기 땅에서 살고, 가고 싶은 곳에 자유롭게 가고, 굶지 않고 폭격당하지 않는 세상, 그런 평화가 팔레스타인과 온 세상에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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