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물 위 보금자리에 1쌍, 새끼 2마리 부화
[용인=뉴시스] 이준구 기자 = 용인시 기흥구 동백호수공원이 단순한 시민들의 휴식처를 넘어, 야생 생태계의 새로운 낙원으로 변모하고 있다. 지난해 6월, 공원 내 환경조형물 위에 터를 잡았던 왜가리 한 쌍이 최근 새끼 두 마리를 부화시키며 철새에서 이젠 이 곳의 '텃새'로 자리잡은 것이다.
이들 왜가리 가족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23일 용인시푸른공원사업소에 따르면, 지난 3월 몰아친 강풍으로 정성껏 지었던 둥지가 통째로 날아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왜가리 부부는 포기하지 않고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다시금 힘을 합쳐 보금자리를 재건했고, 마침내 최근 두 마리의 새 생명을 탄생시켰다.
조류학자 이상기 박사(한국조류학회 이사)는 "동백호수공원의 왜가리 가족은 집단 번식지 내의 경쟁을 피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이곳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호수 내 풍부한 붕어, 잉어, 피라미 등의 물고기와 개구리 두꺼비 등 양서류들 덕분에 새끼들에게 신속하게 먹이를 공급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기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현재 동백호수공원에는 왜가리뿐만 아니라 중대백로, 쇠백로, 청둥오리, 민물가마우지, 물총새 등 다양한 조류들이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다. 최근에는 왜가리의 둥지가 3~4개까지 늘어나며 산란기를 맞은 개체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소식이다.
김현기 용인시푸른공원사업소장은 "둥지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니 마치 부자가 된 듯한 뿌듯한 기분"이라며, "동백호수공원이 인간과 자연이 간섭 없이 공존하는 안전한 서식처로 자리잡고 있는 것 같아 무척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왜가리는 사다새목 왜가리과의 조류로, 유라시아와 아프리카에 널리 분포하며,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매우 뛰어나 하천 생태계의 건강성을 상징하는 지표종이자 최상위 포식자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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