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나=신화/뉴시스] 이재준 기자 = 미국 정부가 라울 카스트로 전 쿠바 대통령을 기소하고 항모전단을 카리브해에 급파한 가운데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미국이 근거 없는 주장과 언론 공세를 통해 쿠바를 ‘테러 지원국’으로 규정하며 군사적 압박을 정당화하려고 한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이 아무런 증거도 없이 쿠바를 ‘테러 지원국’으로 낙인찍기 위해 “공허한 수사”를 동원하고 있으며 군사적 공격을 정당화하기 위한 여론을 언론을 통해 조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이 쿠바를 위협 국가로 규정하는 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일부 관리들의 병든 사고방식에서만 가능한 주장”이라며 이들이 미국의 쿠바 정책을 장악한 채 미국 국민과 국제사회를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쿠바 혁명 이후 쿠바가 평화롭게 살아가기를 원해왔지만 미국 역대 행정부들이 반복적으로 그 권리를 위협했다고 지적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지금 미국은 터무니없는 거짓말과 군사적 위협을 결합해 극단적인 수준의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쿠바 국민이 일상 생존에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자원과 서비스조차 누리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미국을 두고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악명 높은 테러리스트들을 은신시켜온 국가”라고 비난하면서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반대에도 아무런 증거 없이 쿠바를 테러 지원국으로 낙인찍고 있다고 밝혔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쿠바가 평화를 지향하는 국가로서 “미국이나 다른 어떤 나라에도 위협을 가하거나 도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30년 전 쿠바군의 민간 항공기 격추 사건과 관련해 라울 카스트로 전 대통령을 기소하는 한편 니미츠 항모강습단을 카리브해에 파견했다.
쿠바 측은 이런 조치들이 미국의 자국을 상대로 한 광범위한 압박 전략의 일환이라고 보고 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미국이 쿠바를 군사 공격할 경우 “계산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는 유혈 사태”가 벌어진다며 중남미와 카리브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라울 카스트로 전 대통령을 기소한데 항의하는 쿠바 정부 주도 집회가 22일(현지시각) 수도 아바나의 미 대사관 앞에서 열렸다.
수천 명이 카스트로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기소를 규탄했다. 라울 카스트로는 참석하지 않았으나 그의 손자와 딸 마리엘라 카스트로가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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