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도 못 살렸다" 크림부터 캉카스까지 플랫폼 생존 경쟁[명품 중고시장②]

기사등록 2026/05/24 06:00:00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 시장에서 퇴장

철저한 검수·보상 정책으로 신뢰 경쟁 중

실물 확인할 수 있는 오프라인 강화 움직임

[서울=뉴시스] (사진=각 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중고 명품 시장이 부각된 것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을 거치며 온라인 플랫폼이 급성장하면서다. 해외 여행이 막히고 보복 소비가 늘면서 명품 구매가 온라인 플랫폼에서 활발하게 이어졌는데, 중고 명품 시장도 함께 성장했다.

다만 후발 주자들과 출혈 경쟁이 이어지고, 엔데믹 이후 시장의 무게가 다시 오프라인 쪽으로 옮겨가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지금은 저마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강조하며 생존 경쟁을 벌이는 모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고 명품 시장에는 구구스, 번개장터, 크림, 트렌비, 머스트잇, 팔웨이, 캉카스백화점 등 거래 플랫폼들이 다수 존재한다. 이들은 온오프라인 연계 사업자, 개인 간 거래 플랫폼 등으로 성격은 차이가 있다.

이 가운데 머스트잇과 트렌비는 한 때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을 목전에 뒀던 발란과 함께 '머트발'로 묶인 온라인 플랫폼이다. 2015년 설립된 발란의 경우 온라인 플랫폼의 성장을 이끌며 기업가치가 8000억원을 웃돌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꾀하기도 했다.

하지만 엔데믹으로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으로 눈을 돌리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매출이 줄었다. 비슷한 시기 쿠팡 등 대형 종합 이커머스 기업과 유통사들이 중고 명품 시장에 진출해 시장을 다시 나눠 가져야 했다. 배우 김혜수를 TV 광고 모델로까지 내세웠던 발란은 자금난을 겪었고, 지난 2월 파산 선고와 함께 시장에서 퇴장했다.



온라인 플랫폼의 부침이 있었지만, 중고 명품 시장은 여전히 잠재력이 높게 평가된다. 경기 불확실성, 명품 브랜드의 반복적인 가격 인상, 합리적 소비 확산, 리커머스에 대한 인식 변화가 맞물리며 중고 명품을 찾는 소비층이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의 최근 흐름은 외형 경쟁보다 신뢰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중고 명품 특성상 제품 단가가 높으면서도 정가품 논란이 뒤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감정 역량, 검수 프로세스, 오프라인 확인 가능성, 사후관리 체계 등이 구매 결정 과정에 주요 고려 요소로 거론되면서 플랫폼들도 관련 역량을 강조하고 있다.

온라인 거래에 무게를 둔 중고 명품 거래 플랫폼들은 '철저한 검수'와 보상 정책을 내세운다.

트렌비의 경우 최근 사진 기반 AI 정가품 감정 서비스 '클루비'를 도입하기도 했다. 온라인·실물 전문 감정사가 결과물을 보완하는 2단계 '하이브리드 감정' 체계를 회사는 강조하고 있다.

'빈티지'를 통해 중고 거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크림은 명품 거래 플랫폼 '시크'를 운영하는 자회사 팹 소속 전문가들의 철저한 검수를 강조한다.

쿠팡 역시 글로벌 명품 플랫폼 파페치의 검증 네트워크를 활용한다고 소개된다. 이들 업체들은 가품 발생 시 전액 환불 또는 그 이상의 금전적 혜택을 돌려주기도 한다.

아시아 최대 규모 민트급 전문점 캉카스백화점 매장이 고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중고 명품 시장에서 '신뢰'가 강조되는 만큼 물건을 실제 확인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은 이 지점에서 비교 우위를 가진다. 정품 여부, 상품 상태, 가격 적정성, 실제 착용감까지 따져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오프라인 접점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들이 시장에서 이어지고 있다.

오프라인 기반을 갖춘 구구스와 캉카스백화점은 이러한 측면에서 강점을 가진다.

구구스는 온오프라인 연계 시스템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약 90명의 명품 감정사와 함께 전국 30개의 직영 매장을 운영 중이라고 소개되며, '보고 구매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에서 본 상품을 원하는 매장으로 이동시켜 실물을 직접 확인한 뒤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한다.

캉카스백화점은 지상 12층 단일 건물로 아시아 최대 규모 민트급 전문 쇼핑센터인 캉카스백화점 강남 메종을 앞세운다. 100개 매장 규모, 100명의 처분 전문 인력, 10년 이상 경력 전문 감정단 상주, 위탁 배상 10억원 보증서, 1대 1 감정사 상담 등이 강조되고 있다. 오프라인 상에서 다양한 가격대의 고가 명품을 한 자리에서 비교·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 명품 시장이 일부 마니아층 중심에서 대중적 소비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단순 리셀 시장이 아닌 전문 유통 산업 형태로 고도화될 것"이라며 "시장 규모가 커질수록 중요한 것은 결국 신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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