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종원·혁신당 정철원·무소속 최화삼 3파전
혁신당 수성 vs 민주당 고토 회복 vs 무소속 역전극
당이냐, 인물이냐…6070 표심·수사 리스크 등 주목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오∼매. 진짜로 막상막하여∼. 오르락내리락 난리도 아니당께"
초여름 길목에 접어든 24일, 담양 공용버스터미널에서 만난 70대 택시기사 이모 씨는 손사래를 치며 바닥 민심을 이렇게 전했다. 평화로운 농촌 풍경과 달리 정치적 공기는 금방이라도 터질 듯 팽팽했다.
지난해 4월 재선거 이후 1년 2개월 만에 다시 치러지는 담양군수 선거는 단순히 지역의 한 단체장 선출이라는 의미를 넘어선 특별한 상징성을 띠고 있다. '텃밭 맹주' 더불어민주당의 안마당에서 전국 유일의 조국혁신당 소속 기초단체장이 버티고 있는, 말 그대로 '상징적 요충지'인 탓이다.
캠프 개소식, 출정식, 집중 유세가 있을 때면 어김없이 당 지도부가 대거 내려와 세 과시에 나서는 이유도 손꼽히는 전략지여서다.
'전국 1호 단체장'을 수성하느냐, 고토(古土)를 되찾느냐는 놓고 벌이는 양당의 자존심 대결에, 벼랑 끝 각오로 나선 70대 무소속 후보에 대한 동정론까지 얽히며 예측 불허의 혼전이 벌어지고 있다.
공식선거운동 첫 주말, 유동인구가 많은 읍내 중앙시장과 버스터미널, 담양의 관문인 백동교차로 등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각 후보 진영의 로고송과 유세차량으로 활기가 넘쳤다.
"멈춰선 담양 경제, 잃어버린 1년, 함께 웃고, 함께 잘사는 진짜 담양을 만들겠습니다."
민주당 박종원 후보는 20∼30명의 선거원들과 함께 주요 교차로에서 군민들에게 연신 절을 올리며 집권당의 세를 과시했다. 휴일을 맞아 종교시설을 두루 방문한 뒤 정청래 대표와 함께 한 오후 집중 유세에선 핵심 공약인 '담양 예산 1조 원 시대'를 집중 강조했다.
비슷한 시각, 혁신당 정철원 후보는 이른 아침 조기축구 회원들과 만나 눈높이 소통을 하며 지지를 호소한 뒤 부처님오신날을 찾아 용흥사 등 5개 사찰을 돌며 불심 잡기에 나섰다. 읍내 축제현장을 찾아선 젊은층의 어려움에 귀를 기울였다. 정 후보는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 열심히 일만 잘하고 싶다"며 진정성에 호소했다.
무소속 최화삼 후보 선거 운동원들도 삼삼오오 골목골목을 누비며 게릴라식 선거전을 펼쳤다. 최 후보는 "군민들의 애로사항은 속속들이 내 몸 안에 녹아 있다"며 "지역경제에 돈이 돌고, 청년들이 머물 수 있도록 여러 아픔을 보듬고 치유하겠다"고 강조했다.
죽녹원 인근에서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60대 상인은 현직 군수의 '바닥 정치'에 후한 점수를 줬다. "1년 남짓 자연부락까지 빠짐없이 다 돌았다더라. 군수가 직접 찾아와 깎듯이 손을 잡아주니, 시골 노인들 입장에선 그 정성이 크게 다가오는 않았겠냐"고 귀띔했다.
관방제림 인근 30대 자영업자는 "군수가 보궐로 들어와 일한 기간이 짧다 보니 '한 번은 더 기회를 줘봐야 하지 않겠냐'는 여론도 있다"고 말했다.
농사꾼 이모(53)씨는 "그래도 이번엔 힘 있는 여당을 찍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대통령도 시원하게 일을 잘하니 민주당을 찍어야 (담양이) 다른 지역에 뒤처지진 않을 것 아니냐"고도 말했다.
봉산면에 사는 40대 직장인은 "민주당 경선에 뛰었던 후보들이 단일화로 원팀을 꾸렸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누가 뭐래도 전남은 민주당 텃밭인데, 이번엔 똘똘 뭉치지 않을까 싶다"고 민주당 우세를 전망했다.
전체 유권자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60대 이상 고령층에선 무소속 후보에 대한 동정론도 컸다.
무당층도 적지 않았다. 선거 벽보를 유심히 쳐다보던 한 주민은 "누굴 찍을지 아직 못 정했는데 학교는 어딜 나왔고, 생김새도 보고 공약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주변에도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사람들이 더러 있다"고도 했다.
최근 고발과 수사까지 번지고 있는 네거티브 공방엔 격앙된 목소리와 우려가 교차했다.
'퇴직 공무원'인 70대 유권자는 "맨날 서로 헐뜯고 물어 뜯는 모습은 보기에 좋지 않고, 후보 이미지에도 도움이 안되는 것 같다. 누가 되든 솔직히 일만 잘하면 그만이지"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유권자는 "혁신당 군수든, 민주당 후보든 당선되더라도 나중에 수사 받느라 여기저기 불려 다니는 것 아니냐는 걱정들이 많다"고 말했다.
담양 정가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정 군수는 차명 건설사와 이권 의혹이, 민주당 박 후보는 두차례 도의원 모두 무투표 당선으로 무혈입성한 사실이, 무소속 최 후보는 민주당 탈당 전력이 각각 악재고, 농촌특성상 고령층이 두터워 '실버 표심'도 큰 변수"라고 밝혔다.
한편 현재 담양군 총인구는 4만4000여 명. 18세 이상 유권자는 4만여 명, 비율로는 90%가 넘는다. 60대 이상 시니어층은 총유권자의 60%대를 차지하고, 70대 이상 인구가 20대 인구의 3배를 웃돈다. 4050 허리층은 20%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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