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분양값 상승세 지속·주택 공급 부족 우려…청약 수요 증가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에도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의 청약 경쟁률이 치솟으며 과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국 대부분의 청약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서울만 흥행을 이어가며 '나홀로 과열'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도 청약 수요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강남3구와 용산구, 한강벨트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23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분양에 나선 단지는 총 10개 단지로, 이 가운데 9개 단지가 전 타입 1순위 해당지역에서 조기에 청약을 마감했다. 특히 강남권과 한강변 등 선호 입지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 수요가 집중되면서 일부 단지는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청약 열기가 더욱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서울의 만성적인 주택 공급 부족 우려와 집값 급등, 분양가 상승 등이 맞물리면서 내 집 마련 수요가 청약시장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서울에서 분양된 주요 단지들은 대부분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초까지 서울에서 분양된 10개 단지 중 9개 단지가 1순위 해당지역에서 청약을 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1순위 마감에 실패한 '래미안 엘라비에' 역시 평균 20.5대 1의 경쟁률로 전 물량이 소진됐다.
올해 서울의 일반분양 물량은 1021가구에 그쳤지만, 청약 접수 건수는 10만9110건에 달해 평균 경쟁률 106.8대 1을 기록했다. 제한적인 공급 물량에 수요가 집중되면서 청약 과열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서초구 서초동에 공급된 '아크로 드 서초'는 일반공급 30가구 모집에 3만2973건이 접수되며 평균 10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서울 민간분양 단지 기준 역대 최고 경쟁률이다. 같은 달 용산구 이촌동 '이촌 르엘' 역시 78가구 모집에 1만528건이 몰리며 평균 134.9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서울 청약시장 과열은 장기간 누적된 공급 부족 우려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신규 입주 물량이 수년째 적정 수요를 밑도는 상황에서 향후 공급 감소 전망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청약 수요가 대거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저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1349가구로, 1999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또 2027년부터 2029년까지 3년간 서울의 연평균 입주 물량은 1만322가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직전 3년 평균(2만5020가구)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서울의 연간 적정 입주 물량이 약 4만7000가구로 추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공급 부족 우려에 따른 청약 수요 집중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세 역시 청약 과열 양상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5년까지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는 1943만원에서 4823만원으로 약 2.5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3㎡당 평균 매매가 역시 전년 대비 2.2% 오른 4927만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분양가 상승세 역시 청약 과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민간아파트 분양시장 동향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서울에서 신규 분양된 민간아파트의 ㎡당 평균 분양가는 올해 4월 말 기준 1766만1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1660만6000원) 대비 6.35%, 지난해 같은 기간(1376만3000원) 대비 약 28% 상승한 수준이다.
이를 3.3㎡ 기준으로 환산하면 5838만4000원으로, 직전 최고치였던 지난달(5489만6000원)보다 348만8000원 높은 금액이다. 이로써 분양가는 1월과 3월에 이어 이달에도 역대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분양가 상승과 서울 신축 아파트 공급 부족 등이 맞물리면서 단기적으로 청약 경쟁률과 당첨 가점이 상승하는 등 청약 문턱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지속적인 분양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신규 분양 단지의 가격 부담이 점차 가중되고, 원자재 가격 및 공사비 상승 영향이 반영되며 분양가 상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흐름"이라며 "여기에 서울 지역 신축 아파트 공급 부족에 대한 구조적 우려가 더해지며 시장 불안 심리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지속적인 분양가 상승과 서울 신축 아파트 공급 부족 우려, 집값 급등 등 여러 요인들이 청약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청약 경쟁률 상승과 함께 당첨 가점 상승 등 전반적인 청약 문턱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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