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올해 '퀴어문화축제' 방문…반동성애 집회도 참여

기사등록 2026/05/22 14:13:56

안창호 "퀴어·반동성애 행사 모두 방문할 것"

안건 상정 불발되자 '박수'와 '욕설' 동시에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전원회의실에서 열린 제14차 상임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6.05.22.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다음 달 서울퀴어문화축제에 공식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2017년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불참하면서 논란을 빚은 인권위가 1년 만에 다시 행사 참여 방침을 확정한 것이다. 다만 퀴어축제 뿐 아니라 반(反)동성애 집회도 함께 방문할 예정이다.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22일 오전 서울 중구 인권위 전원위원회실에서 열린 제9차 전원위원회에서 '성소수자 혐오·차별 예방을 위한 퀴어문화축제 참여 추진 의결의 건'을 상정하기 전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안 위원장은 "사회적 약자인 소수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인권 침해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서울퀴어문화축제 및 거룩한 방파제 통합 국민대회 기간 중 근거 없이 상대방 측을 비방하거나 수치심을 줄 수 있는 언행은 자제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거룩한 방파제 통합 국민대회는 기독교 단체의 반동성애 집회다.

그러면서 서울퀴어문화축제와 거룩한 방파제 통합 국민대회에 모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올해 서울퀴어문화축제에는 인권위 부스도 설치된다.

안 위원장은 "두 행사를 모두 방문해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모든 사람의 인권 신장과 국민 통합을 이루는 데 노력할 것"이라며 "인권지킴이단 운영을 통해 양측 행사 관련 혐오 표현 대응과 물리적 충돌 방지를 위한 모니터링을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권위는 그간 매년 서울퀴어퍼레이드에 부스를 설치해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와 차별 예방 홍보 활동을 벌여왔다. 이성호·송두환 전 인권위원장 시절에는 위원장이 직접 행사에 참석했던 전례도 있다.

다만 지난해에는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와 반대단체의 초대를 동시에 받자 안 위원장이 '어느 한쪽만 참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며 공식 불참을 결정해 내부 안팎에서 거센 비판이 나왔다.

이날 회의에서는 안 위원장 모두발언 이후 해당 안건 상정 여부를 두고 위원들간 공방이 1시간30분 가량 벌어지기도 했다.

한석훈 위원은 "이때까지 퀴어축제든 무엇이든 특정 민간 행사에 참여하는 것을 전원위 의결을 거쳐 결정한 적이 없다"며 "이런 사항은 위원장 판단에 따라 해왔고, 위원장께서 퀴어 축제에 부스 설치하는 것을 공언했으니 이 안건을 상정하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용직·이한별·강정혜·김학자 등도 안 위원장의 모두발언으로 안건을 논의할 필요가 없어졌다며 상정에 반대했다.

반면에 안건을 발의한 이숙진·오완호·오영근·소라미·조숙현 위원은 위원 3인 이상이 발의한 안건을 상정하지 않는 것은 민주적이지 않다며 유감을 표했다.

조숙현 위원은 "(안건 상정에 대해) 위원장께서 재량이 있다고 했지만 그런 방식의 결정은 굉장히 유감스럽다"며 "이런 결정은 앞으로 전원위 운영에 상당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든다"고 지적했다.

오영근 위원도 "안건 상정이 위원장 재량이라는 말은 위원회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말"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이날 재적인원 11명 중 다수(6명)가 반대하여 안건 상정은 불발됐다.

안 위원장은 "결국 나를 포함해 상정에 반대하는 의견이 5명이고, 상정했으면 하는 의견이 5명이기 때문에 다수결로 오늘 이 안건은 상정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결정했다.

안건 상정 불발이 확정되자 방청석에서는 박수소리와 "에이씨"란 욕설이 동시에 나왔다. 일부 방청객들은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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