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두선 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대표
"장애인,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어야"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중증장애인은 그동안 선택을 받는 존재였지 선택을 할 수 없는 존재였어요. 중증장애인의 삶을 존중한다면 시설을 나와서 살아갈 수 있는 기회나 선택권을 줘야 합니다."
23일 뉴시스와 인터뷰를 나눈 윤두선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대표는 2000년부터 자조모임 성격의 연대 활동을 시작했다. 이 당시만 하더라도 한국 사회는 중증장애인에게 '야만의 시대'와 다름없었다고 한다. 이동할 권리도, 혼자 사회로 나갈 권리도 사치로 치부되던 시절이었다.
초·중·고 교육 기회를 놓친 채 집안에만 갇혀 지내던 '재가 장애인'의 삶을 살다 36세가 되어서야 처음 검정고시를 거쳐 대학에 갔던 그였다. 그런 그 역시 40대에 접어들며 부모님과 가족이 나이가 들어감을 느끼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피할 수 없는 생존의 문제에 부딪혔고, 결국 삶을 스스로 결정하기 위해 자립생활운동에 뛰어들었다.
윤 대표는 "가족의 일방적인 희생이나 보호가 끝나면 오직 시설이라는 단 하나의 대안밖에 없던 비참한 구조였다"고 말했다.
윤 대표가 이끄는 단체는 권익옹호, 동료상담, 기술훈련, 정보제공이라는 자립의 4대 기본 서비스를 바탕으로 장애인이 삶의 주체로 당당히 설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현장에서 가장 공을 들이는 것은 홀로 남겨진 독거 장애인들의 시간 공백을 채워줄 특화 일자리와 스포츠 연계 프로그램, 그리고 가정이라는 담벼락을 넘어 혼자 살아보는 '자립생활주택' 사업이다. 시설이나 집에서 데리고 나오는 것보다, 지역사회 안에서 온전히 주거를 유지하도록 돕는 촘촘한 사례 관리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윤 대표는 자립과 탈시설을 동일선상에 놓지 않았다. 시설에서 나와 집에 거주해도 밖으로 나오지 못할 수도 있고 반대로 시설에 있더라도 외출이나 자신의 삶을 누리면서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윤 대표는 장애인의 선택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중증장애인은 자기 결정권이 없었고 어딘가에 얹혀진 삶을 살아야 했다"며 "다양성을 인정하고 장애인의 의사를 존중해줘야 한다. 물리적 차원을 넘어서 정신적 차원에서도 장애인이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의 변화를 가로막는 정부 정책의 경직성과 예산 부족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장애인의 개별적 특성을 무시한 채 행정 편의주의적으로 선을 그어놓은 지원 체계나, 재정적 뒷받침 없이 구호에만 그치는 지금의 통합돌봄 정책은 결국 용두사미로 끝날 것이라는 냉철한 진단이다.
윤 대표는 "장애인활동지원과 방문요양은 서비스 내용이 비슷한데 시스템은 별개라서 활동지원을 하면 장기요양을 사용 못 한다. 그런데 어떻게 통합이 이뤄질 수 있나"라며 "노인과 장애인 제도를 통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한국장애인개발원과 공동 기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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