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서울 집합건물 생애 최초 매수 30대 4231명
2020년 10월 이후 5년6개월만에 최고치 찍어
정책대출 이점·코스피 랠리에 내 집 마련 자금↑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부활을 앞두고 쏟아진 급매물에 매수세가 몰리며 30대 생애 최초 매수자가 5년 반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고소득 맞벌이 부부를 중심으로 내 집 마련 시기가 빨라진 데다가 최근 반도체 부분 성과급이 크게 늘면서 30대가 서울 주택시장의 '큰손'으로 자리매김할 지 주목된다.
23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4월 서울 생애 최초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 매수자 7341명 중 30대는 4231명으로 57.6%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 시절 부동산 과열기인 2020년 10월(4326건) 이후 5년6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최근 6년간을 보면 2020년 8월 30대 생애 최초 매수자가 4629명으로 가장 많았고, 같은 해 10월에 이어 지난 4월 30대 매수자가 역대 3위를 기록했다.
자치구별로 보면 직주근접을 중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30대 매수자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영등포구로 지난달 생애 최초 매수자 426명 중 69.3%(295명)이 30대였다.
이어 ▲동작구(68.9%) ▲중구(66.2%) ▲서대문구(66.1%) ▲성북구(62.9%) ▲성동구(62.7%) ▲구로구(62.3%) ▲동대문구(61.2%) ▲강동구(59.6%) ▲노원구(59.4%) ▲송파구(58.6%) 등 25개 자치구 중 11개구의 30대 매수자 비중이 전체 평균을 넘어섰다.
공통적으로 광화문·시청 등 도심이나 여의도, 강남 등 주요 업무지구로 출퇴근이 용이한 입지 혹은 대규모 뉴타운이 들어서거나 중저가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한 외곽지역에 30대 매수세가 몰렸다.
지난해에도 서울의 30대 생애 최초 매수자가 급증했다. 2025년 생애 첫 매수자 6만1956명 중 30대는 49.1%(3만458명)으로 2021년 이후 4년만에 가장 많았다.
고강도 부동산 규제 속에서도 30대 내 집 마련 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정책대출 혜택과 금융자산 상승이 맞물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6·27 대출 규제와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수도권의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되고 담보인정비율(LTV)도 40%로 축소됐지만, 30대 이하 청년층의 경우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책대출을 이용할 수 있고 첫 주택 구입시에는 LTV 70%까지 인정된다.
맞벌이 비중도 늘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30대 맞벌이 비중은 61.5%로 2024년(58.9%)보다 상승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소득이 높을수록 생애 첫 주택 마련 시기도 앞당겨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2024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생애 최초 주택마련 가구주 평균 연령은 2024년 기준 41.3세로 2010년(38.4세)보다 2.9세 늦어졌다.
코스피가 7800선을 넘어서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올라타면서 확보한 금융자산을 내 집 마련 자금으로 활용하는 경향도 강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서울 주택 취득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 받아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기준 서울 아파트 구입에 쓰인 금융자산 매각대금은 1조7911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서울 집값 오름세에도 오히려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은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KB아파트 담보대출 PIR은 10.07으로 집값 급등기였던 2022년 2분기(6월) 당시 14.81보다 4.74 낮아졌다.
같은 기간 서울 주택 가격은 8억7500만원에서 9억1500만원으로 높아졌지만 구매가구의 소득이 5910만원에서 9084만원으로 높아지며 소득을 한 푼도 안 쓰고 모을 때 서울 집을 사기까지 14.8년 걸리던 것이 10년으로 줄어든 셈이다.
여기에 반도체 기업의 성과급이 우상향하면서 이들이 서울 상급지나 통근 셔틀버스가 다니는 '셔세권'을 중심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사업 성과의 10%대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는 내용의 보상안에 잠정 합의하고 조합원을 대상으로 찬반 투표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반도체(DS) 부문 임직원은 올해 최대 6억원(세전) 수준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한국부동산원 5월 셋째 주(18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31% 상승으로 전주 대비 0.03%포인트(p) 상승폭을 키웠다. 특히 강남구(0.20%), 서초구(0.26%), 송파구(0.38%) 등 강남3구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송파구의 경우 반도체 산업에 종사하는 수요자들이 출퇴근으로 선호하는 지역 중 한 곳"이라며 "반도체 경기 호조가 지속된다면, 강남3구 중 가성비 지역으로 분류되는 송파구로 갈아타기 수요 유입이 이어지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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