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작가 “AI가 나를 패배한 페미니스트처럼 이해”
문체 흉내는 늘었지만 작가의 목소리는 놓쳐
19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유명 시인이자 에세이스트인 카타 폴릿은 최근 챗GPT에 '카타 폴릿의 문체로 시를 써달라'고 요청한 뒤 그 결과물을 분석했다.
폴릿은 약 1년 전 동일한 명령을 내렸을 때는 10세 미만의 아동이 쓴 축하 카드 문구처럼 조잡한 수준의 시가 나왔으나, 현재의 챗GPT는 마치 시 창작 워크숍을 수강한 것처럼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고 전했다. 과거의 상투적인 노래 같은 각운과 율격에서 벗어나 현대 시의 특징인 자유시 형식과 감성을 정확히 구현해냈다는 평가다.
AI가 작성한 시는 창밖의 도시 풍경을 묘사하는 방식이나 은유의 사용 등 현대 시가 가진 상투적인 특성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폴릿은 이에 대해 참신함이나 재치, 언어와 형식에 대한 긴장감은 전혀 없으며 시적으로 들리지만 아무런 기능을 하지 못하는 장식적 표현들로 가득 차 있다고 분석했다.
폴릿은 그러면서도 수많은 문학 잡지가 그대로 출판할 만한 수준의 평범하고 전형적인 시라고 덧붙였다. 특히 폴릿은 AI가 자신의 시 세계를 해석한 방식에 대해 깊은 모욕감을 표했다. AI가 생각하는 자신의 시가 그저 순종적이고 슬픔에 잠겨 있으며, 결국에는 패배하고 마는 페미니스트의 모습이었다는 점이 가장 당혹스러웠다고 밝혔다.
폴릿은 독자들을 향해 이것은 결코 자신이 글을 쓰는 방식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AI의 자의적인 정체성 규정에 불쾌감을 토로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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