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랠리, 닷컴 버블 때 美나스닥보다 빨랐다"

기사등록 2026/05/20 15:29:13

1년 반 사이 3배 성장…삼전·하이닉스 주도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7271.66)보다 52.86포인트(0.73%) 상승한 7324.52에 개장한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1084.36)보다 3.32포인트(0.31%) 내린 1081.04에 거래를 시작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507.8원)보다 1.2원 오른 1509.0원에 출발했다. 2026.05.20.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최근 한국 코스피가 사상 첫 8000선을 돌파한 뒤 조정을 보이는 가운데, 현재 증시 흐름이 2000년대 초 미국 닷컴 버블 시기 나스닥 시장과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19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코스피와 유사한 사례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닷컴 버블 시기 약 2년 만에 3배로 상승한 뒤 2000년 초 정점을 찍었던 현상"이라고 전했다.

나스닥 지수는 1998년 초 1570선에서 출발해 버블 붕괴 직전 5130선까지 올랐다. 코스피 역시 지난해 2400선에서 시작돼 15일 장중 한때 8000선을 돌파하고, 19일에는 7270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JP모건프라이빗뱅크의 아시아 주식 전략가 캐머런 추이는 "닷컴버블 당시에는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멀티플(Multiple)'이 주도했다면, 이번 코스피 랠리는 실적이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코스피 랠리는 상승 속도 면에서는 닷컴버블 당시 나스닥보다 약 6개월 빠르게 세 배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이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들어 약 130%, SK하이닉스는 약 179% 상승했다.

자산운용사 로베코 소속 조슈아 크랩은 "실적 기준으로 보면 두 기업은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며 "바로 이 점이 투자를 어렵게 만드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상황을 지나치게 고평가된 거품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이 같은 흐름이 향후 3개월, 6개월, 나아가 1년 동안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상승세가 일반적인 메모리 반도체 경기 순환이 아니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슈퍼 사이클' 국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장 유동성 대부분을 흡수하면서, 코스피 내 다른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합계는 한국 국내총생산(GDP)을 웃돌고 있다.

차파트너스 관계자는 "한국 증시가 보다 균형 있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반도체 업종에 대한 과한 의존도를 줄이고 중소형주 전반에 대한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정부가 기업 지배구조 개혁을 계속 추진하면서, 올 하반기에는 중소형주 중심의 상승세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했다. 여당은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들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의무화하는 법안도 추진 중이다.

한편 20일 오후 3시20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 대비 61.45포인트(0.85%) 떨어진 7210.21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 국채금리 급등, 삼성전자 노사 합의 결렬 등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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