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3일 공개 영화 '와일드 씽' 복귀
2000년대 아이돌 그룹 리더 황현우 연기
댄싱머신 캐릭터 위해 5개월 간 춤 연습
"헤드스핀 자청…관객 웃기기 위한 판단"
"코미디 연기 제일 좋아…연기 쾌감 있어"
"NG 한 번 없이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제가 헤드스핀을 자청했어요. 그게 더 웃기니까요."
영화 '와일드 씽'(6월3일 공개) 예고편이 지난달 공개됐을 때, 2000년대 아이돌 스타 모습을 한 채 헤드스핀을 하는 배우 강동원(45)을 향해 이런 댓글이 달렸다. "얼마나 성공하려고 저러나." 40대 중반에, 연기를 위해 브레이크댄스 중 최고난도 동작을 소화하는 그를 본 사람들이 쏟아낸 우스갯소리였다.
강동원은 진짜 헤드스핀을 했다. 이 영화 원래 각본에 헤드스핀이 들어가 있었으나 손재곤 감독과 제작진은 아무래도 배우에게 무리일 거라고 판단해 헤드스핀보다 난도가 다소 낮은 윈드밀로 수정했다. 그러나 강동원이 이를 되돌렸다. 그는 "이 영화의 핵심인 '킹받는' 코미디를 위해선 헤드스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제가 2000년대 아이돌 혼성그룹이 돼 무대에 선다는 게 코미디이고, 제가 헤드스핀을 한다는 게 웃긴 거잖아요." 그는 진심이었다. 그의 헤드스핀이 '와일드 씽'의 전부일 리 없고 대역을 써도 무방했겠지만, 그는 직접 해야 했다. 촬영 5개월 전부터 헤드스핀 포함 안무 연습에 매진했고, 촬영 중에도 하루 4~5시간 씩 연습실에서 시간을 보냈다.
"아마 관객은 제가 극 중에서 춤을 그렇게 잘 추지 못할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막상 보게 되면 '뭐야, 왜 잘 춰' 이렇게 되는 거죠.(웃음) 일단 이 지점부터 어이가 없잖아요. '와일드 씽'은 관객을 웃겨야 하는 영화이고,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걸 한 겁니다. 대단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니죠. 관객이 웃으면 좋잖아요."
'와일드 씽'은 2000년대 큰 인기를 누렸지만 지금은 잊혀진 가수가 된 혼성그룹 트라이앵글의 이야기를 그린다. 강동원은 팀의 리더이자 댄싱머신, 일명 DM으로 불리는 '황현우'를 연기했다. 황현우는 20년 만에 다시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자 뿔뿔이 흩어져 각자 삶을 사는 멤버들을 찾아가 다시 뭉치자고 제안한다.
'이층의 악당'(2010) '달콤, 살벌한 연인'(2006) 등을 만든 손재곤 감독이 연출한 '와일드 씽'은 한순간도 진지해질 생각이 없는 영화다. 러닝타임 107분 간 B급 코미디를 쉬지 않고 쏟아내며 관객을 웃긴다.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고 할 순 없어도 어떻게든 보는 이를 웃기는 데 성공한다는 점에서 임무를 완수해내는 영화라고 할 순 있다.
웃기기 위해 강동원은 치밀하게 준비했다. 춤과 노래만 연습한 게 아니다.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의상과 헤어스타일, 메이크업 스타일 등을 일일이 챙겼다. "영화를 볼 땐 코미디 영화를 제일 좋아하는 것 같진 않아요. 하지만 연기를 할 땐 코미디가 제일 좋아해요. 쾌감이 있어요. 딱 맞아 떨어질 때 그 쾌감이요."
그 쾌감을 위해 강동원은 그렇게 춤을 열심히 췄다. 황현우가 되려면, 황현우가 돼서 웃기려면, 일단 황현우의 몸이 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댄싱머신이 되지 못하더라도 댄싱머신처럼 보일 수 있게 춤을 연습해야 흉내라도 낼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정말 힘들었어요. 제가 여러가지 액션을 했잖아요. 이건 또 신세계더라고요. 물구나무를 서서 액션을 하는 느낌이랄까요."
'와일드 씽'을 보면 역시 몸을 쓰는 데는 강동원이 한국영화계 최고라는 걸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된다. "음…몸 쓰는 건 자신있죠. 어릴 때부터 운동을 잘했으니까요. 그런데 이제 얼마 안 남았습니다. 점점 힘들어져요. 할 수 있을 때 액션을 더 많이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요. 50대에 헤드스핀을 할 순 없잖아요.(웃음)"
이 작품엔 강동원과 함께 엄태구·박지현 그리고 오정세와 신하균이 나온다. 이들이 한 데 어우러질 때 '와일드 씽'은 더 웃겨진다. 이 얘기만 들으면 왁자지껄한 촬영 현장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강동원은 더 없이 진지한 현장이었다고 했다. 강동원 자신 뿐만 아니라 함께한 모든 배우가 각자 최선을 다해 준비해온 결과물을 꺼내어 놓는 순간들이었단 애기였다.
"이번 작품 하면서 웃어서 NG가 난 게 없었어요. 제 기억엔 정말 한 번도 없어요. 이런 작품은 또 처음인 것 같아요.(웃음) 카메오로 나온 강기영씨도 정말 준비를 많이 해왔죠. 각자 얼마나 준비해오는지 보자, 그런 느낌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강동원은 '와일드 씽' 촬영을 마치자마자 춤을 가르쳐준 댄서와 함께 압구정동 굴다리에 가서 춤추는 사진을 찍어 놨다고 했다. 그간 연습해놓은 게 아까워서 개인 소장용으로 남겼다는 얘기였다. "해드스핀 하고 나이키 하는 걸 촬영해 놨죠." 그리고 그는 만약 또 음악 관련 영화가 들어온다면 언제든지 도전하겠다고 했다.
"제가 음악영화를 하게 된다면 로큰롤 영화를 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번엔 댄스가수를 연기했지만, 다음에 한다면 비주얼로커를 해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아주 진지하고 슬픈 영화가 될 수도 있겠네요. 지금은 그 모습이 이상해 보여도 그땐 그게 정말 멋졌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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