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만에 간판 바꾼 한컴…김연수 대표 "AI로 돈 버는 회사 되겠다"(종합)

기사등록 2026/05/19 14:10:29 최종수정 2026/05/19 15:36:24

창사 36년 만에 사명 '한컴' 변경… '소버린 에이전틱 OS' 선언

"이미 AI로 돈 버는 회사"…1분기 AI 매출 비중 11% 돌파

'한컴 에이전트 OS' 6월 베타 출시…'한컴오피스' 연식제 종료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김연수 한컴 대표가 19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전략 발표회 '한컴:더 쉬프트(HANCOM:The SHIFT)'에서 미래 비전과 사업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26.05.19.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한컴은 준비 중인 인공지능(AI) 회사가 아니다. 이미 AI로 돈을 버는 회사다."

 김연수 한컴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전략 발표회에서 던진 일성이다.

이날 한컴은 창사 36년 만에 사명을 '한글과컴퓨터'에서 '한컴(HANCOM)'으로 바꿨다. 이와 함께 '소버린 에이전틱 운영체제(OS)' 기업으로의 전환을 공식 선언했다.

김 대표는 "한글과컴퓨터라는 이름은 한국어 문서 처리의 표준을 만든 위대한 출발점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제 한컴이 다루는 영역은 문서를 넘어 데이터로, 컴퓨터를 넘어 AI 에이전트로, 한국을 넘어 글로벌로 확장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36년간 자랑스럽게 지켜온 사명과 성공 문법을 우리 손으로 파기하고 그 자리에 새 비전을 세운다"며 "소버린 에이전틱 OS 기업으로서 새로운 36년을 힘차게 열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AI로 진짜 돈 번다… 매출 비중 11% 돌파
 

한컴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AI 사업의 구체적 성과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말로만 AI를 외치는 기업들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컴의 지난해 별도 매출은 1753억원이다. 전년(1591억원) 대비 10.2%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매출 증가분 162억원 중 AI 매출 기여도가 54.6%에 달했다. 지난해 AI 패키지 매출은 약 89억원으로 전체의 5%를 차지했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김연수 한컴 대표가 19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전략 발표회 '한컴:더 쉬프트(HANCOM:The SHIFT)'에서 미래 비전과 사업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26.05.19. photo1006@newsis.com

이런 흐름은 올해 들어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1분기 별도 매출 465억원 중 AI 매출은 52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 비중이 11.21%까지 늘었다. 1년 전 같은 분기 AI 매출 비중이 0.04%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성장세다.

수익성도 함께 챙겼다. 지난해 별도 영업이익은 509억원, 영업이익률은 29%를 기록했다.

김 대표는 "많은 기업이 AI 전환에 막대한 비용을 쓰고도 수익이 따라오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컴은 30%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면서 AI 사업화에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올해 1분기 AI 매출 실적은 당초 계획 대비 월평균 200% 이상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전체 AI 매출 규모는 올해 상반기 중 이미 초과할 전망이다.

시장 침투 속도는 글로벌 빅테크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올해 1분기 기준 한컴의 기업간거래(B2B) 고객 중 AI 패키지를 도입한 비중은 4.2%다. 이는 글로벌 빅테크의 AI 제품 전환율(약 5%)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김연수 한컴 대표가 19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전략 발표회 '한컴:더 쉬프트(HANCOM:The SHIFT)'에서 미래 비전과 사업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26.05.19. photo1006@newsis.com

◆ '소버린 에이전틱 OS' 정조준…2030년 유효시장 최대 14조원

한컴이 내세운 미래 먹거리는 '소버린 에이전틱 OS'다. 에이전틱 AI는 사람이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업무를 해결하는 기술을 뜻한다. '소버린'은 주권을 의미한다. 즉 기업이나 기관의 핵심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보안과 데이터 주권을 강화한 통합 AI 환경을 말한다.

김 대표는 "시장은 '에이전트화'와 '주권화' 두 방향으로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사람이 묻고 AI가 답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이제는 AI가 스스로 일을 끝내고 다수의 에이전트를 조율하는 에이전트 OS의 시대"라고 진단했다.

규제 환경도 한컴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유럽연합(EU)의 AI 규제법 등 세계적으로 데이터 주권 요구가 거세다. 법 위반 시 전 세계 연 매출의 7%까지 과징금을 물 수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빅테크의 클라우드 시스템에 모든 데이터를 맡기기 꺼리는 공공, 정부, 국방, 금융, 의료 영역에서 소버린 AI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시장 전망도 밝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에이전틱 AI 시장은 2025년 70억달러에서 2032년 932억달러로 1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컴이 추산한 2030년 소버린 에이전틱 OS 글로벌 유효시장(SAM)은 최대 14조원 규모다.

한컴은 차세대 플랫폼인 '한컴 에이전트 OS'를 올해 6월 베타 버전으로 출시한다. 정식 출시 목표는 2027년 상반기다. 이미 전사 인력의 약 30%를 전담 개발 조직에 집중 배치했다.

첫 글로벌 타깃은 규제가 가장 까다로운 유럽 시장이다. 한컴은 최근 유럽 현지 파트너 3곳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거나 체결을 앞두고 있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김연수 한컴 대표가 19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전략 발표회 '한컴:더 쉬프트(HANCOM:The SHIFT)'에서 미래 비전과 사업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26.05.19. photo1006@newsis.com


◆'연식제' 패키지 종료… 살아있는 AI 플랫폼으로 진화

 제품 정책도 전면 개편한다. '한컴오피스 2024'를 마지막으로 기존 연식제 패키지 발매를 종료한다.

향후 한컴오피스는 AI 기능 고도화가 실시간으로 반영되는 살아있는 플랫폼 형태로 진화한다.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워낙 빨라 연 단위 패키지 형태로는 따라잡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김 대표는 "한컴의 본업이 문서 도구에서 AI 운영체계로 옮겨갔다"고 선언했다. 그는 "고객은 새 버전을 2~3년 주기로 기다릴 필요가 없다"며 "AI 기능이 업그레이드되는 순간 자동으로 시스템에 새로운 AI 역량이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