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벽 뒤집은 김동희·우한나…일민미술관 ‘오프 더 화이트’

기사등록 2026/05/19 00:02:00 최종수정 2026/05/19 00:12:26

오프 더 화이트: 주름과 망루 Off the White: Fold and Watchtower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미술관은 작품을 보여주는 중립 공간일까.

일민미술관 ‘오프 더 화이트: 주름과 망루’는 그 익숙한 믿음에 균열을 낸다. 흰 벽과 조명, 진열과 보관의 규칙까지, 평소 보이지 않던 미술관의 구조 자체를 전시장 위로 끌어올렸다.

일민미술관은 오는 7월 12일까지 김동희·우한나 2인전 ‘오프 더 화이트: 주름과 망루’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미술관 건축 100주년을 기념해 이어지는 릴레이 기획전의 두 번째 순서다.

전시는 ‘화이트 큐브’라 불리는 미술관의 전시 시스템 자체를 탐색한다. 벽과 바닥, 빛, 보관과 운반의 규칙, 감상의 태도 같은 요소들이 어떻게 작품을 보이게 하고 의미를 부여하는지를 드러낸다.

김동희는 전시장 구조와 맞물려 생성됐다 해체되는 조각과 설치 작업을 통해 ‘미술관의 시선’을 되묻는다. 신작 ‘진열대’, ‘진열 테이블’, ‘진열장: 51개의 남은 돌’ 등은 남겨진 잔해와 보관의 방식을 다시 전시장으로 호출한다.

오프 더 화이트: 주름과 망루 Off the White: Fold and Watchtower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우한나는 봉제와 비정형 구조를 활용해 미술관의 단단한 전시 질서를 느슨하게 흔든다. 신작 ‘로코코풍 드레스를 입은 여자’, ‘낙수장’ 등은 정돈된 감상의 규범을 비틀며 다른 감각의 틈을 만든다.

전시 제목 속 ‘주름’과 ‘망루’도 상징적이다. ‘주름’은 체계의 표면을 접고 비트는 유연한 움직임이고, ‘망루’는 특정 위치에서 주변을 조망하는 구조를 뜻한다. 미술관을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작품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조건들의 집합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담겼다.

한편 미술관 외부 옛 출입구에는 임시 수장고 ‘비트린(Vitrine)’도 마련됐다. 김나영 & 그레고리 마스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24시간 개방된다.  

비트린: 김나영 & 그레고리 마스 Vitrine: Nayoungim & Gregory Maass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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