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 빅3 순이익 2.4조…전년비 68%↑
대형 손보5개사 순이익은 12.6% 감소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보험사들의 성적표가 나온 가운데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업계의 희비가 엇갈렸다. 주식시장 활황과 대체투자 성과에 힘입은 생보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쓴 반면,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와 채권 평가손실이 겹치며 두 자릿수 순이익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교보생명·한화생명 등 주요 생보사 3곳의 1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2조4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가량 급증했다.
국내·외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며 금융자산의 평가이익이 크게 개선된 데다, 고금리 환경을 활용한 해외 대체투자 자산의 배당과 매각 차익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된 결과다.
어닝 서프라이즈의 주역은 삼성생명이었다. 삼성생명은 1분기에만 1조2036억원의 지배기업소유주 지분 순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89.5% 늘어난 수준으로, 지난해 빅3 합산 실적에 맞먹는 규모다. 보험손익은 예실차(예상과 실제 지출 차이) 손실 증가 영향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투자손익이 7000억원대 급증하며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교보생명은 보험과 투자손익이 동반 성장하며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60.7% 늘어난 4857억원으로 집계됐다. 보험손익(1848억원)과 투자손익(2594억원)이 각각 13.3%, 7.1% 증가했고, 신계약 서비스계약마진(CSM)은 61.6% 급증한 4159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생명도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9% 늘어난 3816억원을 기록하며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별도 기준 순이익도 103% 급증한 2478억원으로, 지난해 한화생명을 제치고 업계 3위에 오른 신한라이프(1031억원)를 다시 앞질렀다. 대체투자 부문에서 배당 2200억원과 평가이익 1980억원을 기록했고, CSM도 6109억원으로 전년비 25.1% 증가했다. CSM 수익성은 전년 7.8배에서 9.8배로 올랐다.
반면 손보업계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메리츠화재 등 5개 주요 손보사들의 1분기 합산 순이익은 1조73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 감소했다.
손보사들의 발목을 잡은 것은 본업인 보험영업에서의 손실과 투자 부문의 동반 부진이었다. 자동차 보험료 인하 효과의 누적과 과잉진료 증가로 인한 손해율 악화에 금리 변동성에 따른 채권 평가손실 영향 등을 받았다.
특히 DB손보와 KB손보의 타격이 컸다. DB손보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26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9%나 줄었고, 보험수익과 투자수익도 각각 43.7%, 3.2% 감소했다.
KB손보도 당기순이익이 36.0% 감소한 2007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수익은 30.5% 줄어든 1828억원에 그쳤다. 투자수익은 전년 대비 22.7% 감소한 1281억원을 기록했다.
메리츠화재는 당기순이익이 전년비 0.8% 늘어난 4661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수익이 7% 감소했지만, 투자수익이 13% 늘어나며 간신히 선방했다.
반면 삼성화재(5734억원)와 현대해상(2233억원)은 불황 속에서도 순이익이 각각 3.2%, 9.9% 성장하며 대조를 이뤘다.
삼성화재의 실적은 유가시장 훈풍에 투자수익이 전년비 17.5% 상승한 점이 주효했다. 현대해상은 투자수익이 전년비 94.3% 급감했지만 보험수익이 71.7% 개선되면서 투자 부문의 부진을 상쇄했다.
업계에서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체제 아래 보험영업만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기 어려운 환경이 되면서 투자손익의 중요도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생보사들은 장기채와 대체투자 자산 비중이 높은 만큼 평가이익 개선 효과를 크게 누린 것으로 보인다"며 "자산운용 역량에 따른 보험사별 실적 격차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지만 투자 기저효과가 사라진 이후에는 본업 수익성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ymmnr@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