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륨·이트륨·디스프로슘 공급 부족 심화…가격 최대 100배 급등
美 "유예 연장 기대"…中 추가 수출 제한 여부 불확실
정상회담 앞두고 일부 이트륨 수출 허용…시장 "유화 신호" 해석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베이징 정상회담을 앞두고 글로벌 제조업계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항공기·반도체·자동차·군수 산업 전반에서 핵심 원료 부족이 심화되면서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는 분위기다.
13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4월 대부분의 희토류 수출을 사실상 중단한 이후 일부 희토류 가격이 최대 100배까지 폭등했다.
희토류는 전자기기와 반도체 장비, 전기차, 군수물자 생산에 필수적인 핵심 소재지만, 중국이 정제 분야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어 서방 제조업체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희토류와 중국산 희토류가 소량이라도 포함된 제품에 대해 새로운 수출 규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시진핑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해당 조치를 1년간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유예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연장 합의가 도출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또 지난해 4월 시행된 기존 수출 제한 조치 역시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양국이 희토류 문제를 놓고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있다"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유예 조치 연장 합의가 나올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결국 유예 종료 전에는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희토류 통제를 단순한 무역 규제가 아니라 지정학적 협상 카드로 보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고율 관세를 발표한 지 이틀 만에 희토류 수출 규제를 발표하며 맞대응에 나선 바 있다.
현재 가장 심각한 공급 부족 품목 중 하나는 사마륨이다. 이는 항공기와 미사일 생산에 필수적인 희토류로, 중국 내 가격은 ㎏당 2달러 수준이지만, 수출이 중단되면서 해외에서는 최대 5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아서디리틀의 희토류 전문가 일리야 에피킨은 "항공우주 산업은 현재 사마륨 부족에 직면해 있다"며 "상업용 항공기 생산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도체 제조 장비와 제트엔진의 열 차단 소재인 이트륨과 드론 및 전기차 모터에 쓰이는 디스프로슘 역시 공급 부족 상태다. 최근 중국이 미국에 일부 이트륨 수출을 허용한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정상회담을 앞둔 유화 제스처라는 해석과 단순한 행정적 지연 이행이라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유일의 희토류 광산을 MP 머티리얼즈 등 서방 업체들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정제 설비 투자에 착수했다.
그러나 중국 정체업체들의 압도적인 비용 경쟁력과 향후 중국이 다시 저가 물량을 쏟아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제조업체들이 장기 구매 계약을 주저하고 있어 민간 차원의 투자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번 정상회담 이후에도 추가 규제 시행을 재차 유예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11월 미국 중간선거 직후 중국 선전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만큼, 중국 정부가 글로벌 경제 혼란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상황을 피하려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만약 이번 정상회담에서 합의가 나오지 않더라도 양국 정상은 올해 안에 다시 만날 가능성이 있다. 양국은 시 주석의 미국 방문 가능성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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