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경기 부양 재정정책 필요성 안 커…금리 인상 권고"[일문일답]

기사등록 2026/05/13 12:00:00

정규철 KDI 실장, 2026년 상반기 경제전망 브리핑

"성장률, 중동전쟁에 0.5%p↓…추경으로 0.2%p↑"

"추정 잠재성장률보다 높은 수준…경기 확장 국면"

"물가상승 압력…금리 평소보다 조금더 높게 대응"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정규철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이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 반도체 수출 호조세와 내수 개선세로 2.5% 성장한 후 2027년에는 1.7%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6.05.13.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박광온 기자 =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2.5%로 상향 조정한 배경으로 반도체 수출 호조를 꼽으면서, 반도체 경기 호황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현재 경제 상황을 '경기 확장 국면'으로 진단하면서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재정정책 필요성은 크지 않다는 입장도 내놨다. 구조개혁 없이는 다시 저성장 구조로 회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현재와 같은 경기 확장 흐름과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경우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방향의 통화정책 운용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내놨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 상반기 경제전망'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KDI는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2월 전망(1.9%)보다 0.6%포인트(p) 올린 2.5%로 상향 조정했다. 상반기 성장률은 3.1%, 하반기는 1.9%로 전망했다.

중동전쟁에 따른 고유가·공급망 불안 등 부정적 영향에도 불구하고 AI(인공지능)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를 상쇄하고도 남았다는 판단에서다.
[서울=뉴시스]
이와 관련해 정 실장은 "중동전쟁은 부정적인 부분이고 반도체는 긍정적인 부분"이라며 "중동전쟁의 부정적인 영향보다 반도체 수출의 긍정적인 영향이 더 컸다"고 말했다.

이어 정 실장은 "중동전쟁이 이미 상당한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만회하고도 남는 수준이 반도체"라며 "중동전쟁 영향은 성장률을 약 0.5%포인트(p)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대응 효과는 플러스 0.2%p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 실장은 확장재정 필요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으면서, 경기 확장과 물가 상승 압력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도 내놨다.

정 실장은 "저희가 전망한 올해 2.5%, 내년 1.7% 성장률 모두 저희가 추정한 잠재성장률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이를 해석해 보면 경기가 확장되는 국면으로 볼 수 있겠다"고 진단했다.

이어 "만약 저희 전망대로 간다고 가정한다면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정책의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며 "이런 경기 확장 국면은 물가 상승 압력을 발생시킬 것이고 그러면 금리를 평소보다는 조금 더 높은 수준으로 해서 대응하는 것이 정책 권고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사진은 지난달 30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본사 모습. 2026.04.30. jtk@newsis.com
다음은 정 실장과의 일문일답.

-상반기 성장률 3.1%, 하반기 1.9%로 상고하저 흐름을 전망한 배경은.

"전년동기 대비 기준이다. 작년도 경기 흐름을 보면 상반기가 좀 안 좋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회복되는 국면이 있었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기저효과에 따른 기술적 측면이 반영된 수치다. 흐름 자체가 하반기에 나빠진다기보다는 상반기에 상당히 올라온 수준이 어느 정도 유지된다고 보는 게 맞다. 그래서 연간으로 2.5% 정도 성장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성장률 상향 조정분 대부분이 반도체 영향이라고 봐도 되나.

"반도체 영향은 절반 이상을 넘는 수준보다 더 크다. 원래 저희 전망이 1.9%였는데 중동전쟁이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런데 반도체가 그 부정적 영향을 모두 만회하고도 남는 수준이었다. '1.9%에서 2.5%로 상향 조정됐는데 반도체 기여도가 0.3%p 이상이냐'는 질문이라면 맞다. 0.3%p보다는 상당 폭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중동전쟁 자체가 이미 상당한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경기 상황에서 적극적인 확장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보나.

"현재 경기 상황은 확장 국면이다. 경기 확장기와 경기 부양은 사실 어울리는 말은 아니다. 다만 잠재성장률 제고나 구조개혁을 위한 재정정책은 경기 부양과는 다른 차원에서 볼 필요가 있다. 만약 저희 전망대로 간다고 가정한다면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정책의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물론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실제 상황 전개에 따라 정책 대응은 달라질 수 있다."

-잠재성장률은 어느 정도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나.

"잠재성장률은 관측할 수 없는 변수이기 때문에 추정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항상 오차가 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 상반기 발표 당시 올해와 내년 잠재성장률은 1%대 중반 수준으로 추정했다. OECD 추정치와도 비슷한 수준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2.5%, 내년 1.7% 성장률은 적어도 저희가 추정한 잠재성장률보다는 높은 수준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를 해석해 보면 경기가 확장되는 국면으로 볼 수 있겠다."

-물가 관련해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려야 된다든지 등의 정책 제언이 있나.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영향으로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오른다고 바로 금리를 조정하지는 않을 수 있다. 다만 저희가 우려하는 것은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는 경우다. 특히 근원물가가 올라가 있는 상황에서는 정책 대응이 필요할 수도 있다. 저희 전망대로 간다면 상당히 확장적인 국면이 될 것이고 그것이 물가 상승 압력을 발생시킬 것이다. 그러면 금리를 평소보다는 조금 더 높은 수준으로 해서 대응하는 것이 정책 권고가 되겠다. "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정규철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이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 반도체 수출 호조세와 내수 개선세로 2.5% 성장한 후 2027년에는 1.7%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6.05.13. ppkjm@newsis.com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언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나.

"반도체 자체가 상당히 불확실하다. 다만 적어도 2026년까지는 상당한 수요가 있다고 전제했고 2027년에도 수요는 유지되겠지만 지금보다는 불확실성이 커진다. 여러 기관 전망을 참고하면 내년 상반기 정도까지는 현재 흐름이 유지되고 하반기에는 조금 누그러질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그런 부분이 저희 전망에도 반영됐다."

-구조개혁 없이는 다시 저성장 구조로 회귀할 수 있다고 보나.

"지금 반도체 경기 호조나 내수 개선은 경기 순환 차원의 이야기다. 시간이 지나면 약해질 수도 있다. 반면 잠재성장률은 중장기적인 구조 문제다. 인구구조 변화는 단기간에 바뀌기 어렵고 결국 남는 것은 생산성 개선 문제다. 그런데 생산성 증가율도 과거 추세를 보면 상당히 하락하고 있다. 구조개혁은 매우 중요한 과제지만 실제 시행은 상당히 어려웠고 그 결과가 지금의 우리 경제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기초연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필요성을 언급한 이유는.


"전반적인 지출 효율화가 필요하다는 차원이다. 특히 의무지출도 법 개편을 통해 효율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 기초연금은 현재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하는데 세대별 노후 대비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너무 넓게 지원하다 보니 정작 더 필요한 계층에 충분히 지원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70%라는 경직된 구조는 바꿀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도 학생 수가 줄고 있는데 세수 일정 비율을 자동 배분하는 현재 구조는 너무 경직적이다. 재정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서는 학령인구 감소 등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정규철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이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 반도체 수출 호조세와 내수 개선세로 2.5% 성장한 후 2027년에는 1.7%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6.05.13. ppkjm@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light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