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 신약없는 고형암…HLB "기술 차별화로 도전"

기사등록 2026/05/12 11:58:53

"표적 볼때만 작동하도록 설계…새로운 가능성 제시"

"플랫폼 달라 경쟁력 있어… 빅파마 기술 이전 기대"

[서울=뉴시스] HLB이노베이션 자회사 베리스모 테라퓨틱스의 로라 존스 박사(오른쪽)는 12일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2026 HLB 포럼'에서 발표했다. (사진=HLB 제공) 2026.5.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HLB그룹이 기술 차별화를 통해 CAR-T(키메라 항원수용체 T세포) 신약이 전무한 고형암 치료에 도전한다. 단단한 덩어리 형태의 종양인 고형암은 전 세계 진행성 암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HLB이노베이션 자회사 베리스모 테라퓨틱스의 로라 존스 박사(CSO)는 12일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2026 HLB 포럼'에서 "당사의 멀티체인 기술은 질환 표적을 볼 때만 작동하도록 만들어져 기존 CAR-T 물질과 구조적으로 다른 방식"이라며 "새로운 신약의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CAR-T는 환자의 면역세포인 T세포를 채취해 유전자 변형을 통해 암세포를 정밀하게 인식할 수 있는 특수 레이더 'CAR(키메릭 항원수용체)'를 달아 이를 다시 체내에 투여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치료법이다.

혈액암 치료 영역에선 총 7개 CAR-T 신약이 상업화됐으나 고형암은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허가된 CAR-T 신약이 1개도 없다.

이는 고형암에선 CAR-T 세포가 암세포까지 도달하고 암세포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높은 에너지 소모를 겪으며, 그 결과 쉽게 탈진에 이르게 돼서다. 고형암의 미세종양환경은 치밀한 결합조직(스트로마), 저산소, 높은 산성환경으로 이뤄진 'cold' 상태로, T세포 기능을 억제하고 종양 내 지속을 어렵게 한다.

또 고형암은 항원 발현 이질성이 높다. CAR-T가 일부 종양세포를 제거하더라도, 표적항원이 없는 세포가 살아남아 재발로 이어질 수 있다.

로라 존스 박사는 "전이성 암과 고형암은 일단 전이 상태에 이르면 완치율이 거의 0에 가까워 효과적인 치료법이 시급히 필요하다. CAR-T는 혈액암에서 성공하며 치료 환경을 완전히 바꾼 약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단일 체인 구조의 CAR-T는 고형암 치료에 실패해왔다"며 "난소암, 담관암 등 고형암 다수에서 발현되는 메소텔린 단백질을 표적하는 건 좋은 전략으로 이러한 CAR-T 임상이 여러 건 있었으나, 단일 체인은 빠르게 효력을 잃었다. 표적 독성뿐 아니라 비표적 독성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현재 상용화된 CAR-T는 단일 체인 구조로, 혈액암에서도 CAR-T 치료 후 30~60% 재발이 보고된다.

이와 달리 베리스모의 플랫폼 'KIR-CAR'은 멀티체인 구조로 설계됐다. NK(자연살해) 세포에의 자연면역수용체(KIR)에 기반한 새로운 신호전달방식이다. NK세포의 초기 항종양 반응과 T세포의 장기 지속성과 면역기억을 하나의 맞춤형 치료제로 통합했다. 기존 단일 체인 CAR-T와 달리 멀티체인 구조를 활용함으로써 항원이 있을 때에는 활성화, 항원이 없을 때에는 세포휴식을 돕는 '온·오프' 메커니즘을 구현했다.

존스 박사는 "메소텔린 표적을 볼 때만 작동하도록 만들어졌다"며 "이를 통해 T세포 탈진을 최소화하고 보다 지속적인 항종양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리스모는 메소텔린 발현 고형암을 대상으로 'SynKIR-110'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4월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고형암 CAR-T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임상 1상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고형암 환자에서 낮은 용량에서도 유의미한 종양 축소가 관찰됐으며, 용량이 증가할수록 효능 신호가 뚜렷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혈액암 분야에서도 KIR-CAR 플랫폼 기반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으며, SynKIR-310은 CD19 표적 혈액암(비호지킨림프종)에서 임상 1상 중이다. 또 SynKIR-210, SynKIR-410 등 후속 파이프라인도 전임상 연구 중이다.

HLB그룹 이지환 상무는 "고형암 CAR-T는 이렇다 할 개발 성과가 없어 경쟁자 없는 분야"라며 "기존 CAR-T 물질은 기존 구조에서 약간 변화만 있는데 우린 완전히 다른 플랫폼으로 독특한 입지를 구축했다. 고형암 CAR-T가 효과를 낸다면 빅파마에서도 언제든 제안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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